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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㊼ 금촌중학교 3학년 인서연 학생

입력 : 2016-11-23 13:19:00
수정 : 0000-00-00 00:00:00

 

소녀, 마음의 다리 이어 통일을 그리다. 



 

갈라져 있는 다리를 연결해서 통일을 그린 소녀

지난 11월 16일 ‘2016 DMZ 미술대회’시상식이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열렸다. 대상인 통일부장관상에 금촌중 3학년 인서연 학생이 수상했다. 이날 같은 학교 동아리 친구 3명이 함께 수상해, 금촌중학교 "학교 벽화동아리"는 축제 분위기 였다.

 

‘DMZ 미술대회’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행사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술을 통해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고 DMZ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마련한 것이다. 올 10월 29일 연천 임진물새롬랜드에서 개최한 이번 대회에는 초등부 102명, 중등부 74명, 고등부 49명 등 총 225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대회당일 참가자들은 검인된 도화지를 받아 ‘평화통일’, ‘DMZ의 자연’이라는 두 개의 주제 중 하나로 작품을 완성했다.


심사는 미술 분야 전문가들이 주제표현, 재료사용, 회화성, 완성도 등을 심사기준으로 진행됐다. 심사 결과 최종 23명의 학생을 수상자로 선발했다. 대상은 인서연 학생의 작품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독창적인 구도와 화면구성은 물론, 풍부한 미술적 감성을 활용해 평화 통일의 염원을 잘 형상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초등, 중등, 고등 부문을 통합하여 대상을 수상한 인서연 학생을 찾았다. 파주 금촌중학교를 빛내고 파주를 빛낸 얼굴, 파주의 미래인 학생을 파주시민들이 힘껏 응원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통일을 보게 할 수 있을까?”


‘미술로 가는 길’을 선택하다

인터뷰를 위해 연락하고, 약속장소에 갔다. 전화를 통해 느꼈던 어린 느낌이 한 번에 확 가셨다. 키도 크고, 말투도 느긋했다.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차분히 표현할 뿐 아니라, 사춘기 아이들에게서 느껴지는 비판적이거나 시니컬한 느낌이 없었다.


▲인터뷰하면서 밝은 미소를 짓는 인서연양

 

인서연 학생은 초등 5학년때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림을 그리다보니 재미 있어서” 초등 5학년때, ‘미술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교회 동아리활동이나, 학교 방과후 미술수업에서 그림을 계속 그리다가, 본격적으로는 중2 여름방학이 지나고 미술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애니메이션과 디자인을 병행하려 했으나, 자신의 적성이 디자인과에 더 적합한 것 같아 디자인만 1주 2회 8시간 수업을 받는다.

 

앞으로 대학은 시각디자인학과로 진학할 계획이다. 학교에서는 벽화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교 건물 외벽에 벽화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인터뷰하면서 밝은 미소를 짓는 인서연양

 

옷으로 산을 만들다.

대회는 학생들이 주제를 받고 5시간 여 동안 그림을 그려 제출하는 것이었다. “공모하고 달리 대회는 힘들어요. 대회는 그 날 컨디션에 영향을 받거든요. 그날 화장실이 멀어서 힘들었어요.”

 

그날 주제가 ‘평화통일’과 ‘DMZ의 자연’이었다. 인서연 학생은 그간 여러 공모전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주제를 구상해왔었기에, ‘DMZ 미술대회’ 참가를 위해 전쟁이나, 평화나, 통일에 대한 주제를 미리 구상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통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했다. ‘옷으로 산을 만들자. 그 안에 내용이 들어가도록. 옷 안에 갈라져 있는 다리를 연결해서 통일을 이뤘다’는 것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군인이 통일해야해? 그냥 일반인이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네. 구상했던 것은 평화 통일이 아니라, 전쟁과 평화가 원래 구상했던 주제였어요. 그래서 군복이 나왔어요.”

 

그렇게 구상하다가, 대회 가서 보니 생각했던 것과 비슷해서, 구상했던 것을 그렸다.

 

“그림 제목이 뭐야?”

“음...제목을 따로 짓지 않았어요.” 한참을 생각하더니 답을 한다. “마음 다리 짓기”마음다리짓기. 제법 멋있다. 

 

마음을 잇는 다리를 지어 통일하자는 뜻이다. 맞다. 마음부터 이어져야지. “그림처럼 분단된 남과 북이 다시 손을 잡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금촌중 교사에 벽화동아리가 그린 벽화

 

이야기가 있는 그림

인서연학생은 자신이 대상을 받은 이유를 스스로 해석했다.

 

“그림 실력은 잘 그리는 편이 아니라, 보통 이상인 정도인데, 제 그림이 보기에 간단하고, 이야기가 있어보이니까, 유추할 수 있으니까 주제 표현을 잘 했다고 상을 준 것 같아요. 원장 선생님도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서 좋다고 해주셨어요.”

“아빠가 무척 자랑스러워하시던데?”

 

서연 학생의 부모님은 두 분 모두 교사이고, 오빠는 군대 복무중이다. 자신이 대상을 받으니 부모님이 무척 좋아하셨다며, 상금 일부를 부모님께 선물로 드리고, 미술용품을 사고, 여가비로 챙겨두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벽화동아리 학생들이 벽화를 그리고 있다.


삽화 그리는 동화작가가 꿈

서연 학생에게 진로를 물었다. 그가 가고 싶은 과는 시각디자인과이다.

 

“시각디자인과는 구상도 잘 해야하고, 그림도 잘 그려야하고, 모든 것을 잘 해야하는 종합적인 과예요.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중요한데, 발상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중학교 3학년 학생이라 보기엔 무척 의젓했다.

“서연의 꿈은 뭐야?”

“하고 싶은 것이 많아요. 동화작가가 되고 싶어요. 동화 안에 삽화를 직접 그려넣고 싶고요, 광고 제작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애니메이터, 웹툰 작가, 사진작가.. 여행기를 만화로 만들고 싶고요, 성우도 하고 싶어요.” 정말 꿈 많은 소녀이다. 그만큼 가능성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 때이다.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보면서, 소녀의 꿈이 더 단단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나라에서 애니매이션이 안되는 이유는 지원이나 투자가 없어서예요. 해외에서 많이 의뢰를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기초적인 자금이나 투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하니 잘 하기 힘들어서 발전이 잘 안되는거예요.”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부문에 대한 분석도 덧붙인다.

 

웹툰을 좋아하는 학생, 자신의 앞 날을 위해 꾸준히 그림 공부를 하면서 즐거운 소녀. 친구들과 벽화를 그리며 자신과 세상을 잇는 소녀. 그 소녀의 ‘마음 다리 짓기’ 그림은 남과 북만이 아니라, 어른과 청소년, 교사와 학생, 현재와 미래를 잇는 다리로 커졌으면 좋겠다. 꿈꾸고 도전하라! 우리는 그대를 응원하노라!!

 


임현주 기자 / 1면 사진 제공 경기도/ 벽화작업사진 금촌중학교 벽화동아리 제공

 

#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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