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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소환운동, 시장만 끌어내리면 행정이 좋아지나?

입력 : 2023-09-01 10:26:23
수정 : 2023-09-01 10:28:51

주민소환운동, 시장만 끌어내리면 행정이 좋아지나?

 

주민소환은 청구 사유에 제한이 없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사유에 상관없이 지역 주민들의 판단으로 선출직 지방공무원을 궐위시킬 수 있는 제도다. 주민소환운동은 2개월 동안 유권자의 15%의 서명을 받아 발의되고, 주민소환이 발의되면 주민소환의 대상자는 투표일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그리고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하여 유권자(투표율) 33.3% 이상이 투표하고, 투표권자의 50% 이상이 찬성하면 소환하게 된다.

 

 투표가 실시된 주민소환 사례(출처 한국일보)

 

파주시 주민소환운동

지난 82222일 주민소환운동본부(대표 김형돈)가 월롱면 남북중앙교회에서 수임인 신고서 작성 설명회를 개최했다.

김형돈 주민소환운동본부 대표는 시장 소환의 이유를 황제수영’, ‘아동학대·금성의집 사태 등에서 무능과 거짓말로 일관된 김경일 시장의 대처’, 목진혁 시의원에 대해서는 일가 승마장 사업에 시민 혈세 부정 수령을 들었다.

파주시장의 경우 청구권자(파주시 유권자 수, 2022년 말 기준) 총수 406,693명 중 총수의 15%61,004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하며, 시의원은 해당지역인 마선거구(파주읍, 월롱면, 금촌동) 90,254명중 20%18,051명의 서명을 받아 파주시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이 주민소환운동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선거운동에 활용되면 안되므로, 지자체는 공정하고 중립적인 소환운동이 되도록 하는 감시 관리 행정비를 선거관리위원회에 납부하여야한다(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제26). 파주시는 34천여만원을 파주선관위에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북도, 상주시, 고양시의 주민소환운동

충청북도 김영환 도지사를 소환하는 운동도 있다. ‘주민소환운동본부 준비위원회오송 참사 당시 직무를 유기하고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언행으로 일관해 충북도정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소환운동을 하고 있다. 충북도는 주민소환 서명운동 과정의 위법행위 감시·단속경비 264천여만원을 충북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납부해야한다.

상주시도 지난 817행복상주만들기 범시민연합이 통합신청사 건립을 반대하며 강영석 상주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웃 고양시에서도 고양시비리척결운동본부가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소환운동을 펼치다가 고양시장의 주민소환투표 조직적 방해를 이유로 서명운동 46일만에 전면 중단 선언을 한 바 있다. 이 소환운동과 별도로 고양시 21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고양시비상시국회의기존의 합의와 절차를 무시한 이동환 시장의 신청사 백석동 이전, 민주·평화·인권·생태·공동체 등에 대한 예산 삭감 등 퇴행적 행정을 이유로 오는 9월부터 주민소환운동을 펼칠 예정이라 한다.

 

여론 양극화 우려된다

충북도의 경우 오송참사는 인재였음이 확실하다고 정부도 인정했다. 그에 따른 행정적, 형사상, 민사상 책임을 지어야할 것이다. 그러나, 선출직인 경우 바로 해임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주민들이 주민소환 운동을 펼치는 것이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주민소환이 아니더라도 법의 기준에 따라 최악의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기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주민소환에 따른 행정비용을 지자체가 적지 않게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고, 지역 민심이 양분화되는 부작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소환운동이 펼쳐지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소환을 반대하는 단체와 시민들의 성명이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소환의 이유가 되는 행정 부실, 독선 운영, 무책임 등의 정책 사안은 뒤로 가고 대상자에 대한 찬성 반대로 여론이 쉽게 분리된다. 정책과 행정상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시정하도록 하는 주민들의 참여정치가, 단체장에 대한 호불호로 감정싸움이 된다. 그래서 잘못된 행정이나 정책에 대한 논의와 대안 모색이 없어지는 경향이 있다.

 

2008년 파주시장 소환운동의 교훈

우리 파주에서도 주민소환운동이 있었다. 200810월부터 유화선 파주시장 퇴출을 원하는 사람들이란 이름으로 소환운동을 벌였다. ‘열병합발전소 건설, 신도시 쓰레기소각장 유치 강행, 이화여대 제2캠퍼스 용지 졸속 사업 승인 등 11가지 독선적 행정을 이유였다. 그런데 파주선관위가 이 단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고, 3명이 기소되었다. 이후 1,2심에서 모두 무죄선고를 받은 일이 있다.

행정을 견제하려는 주민소환운동이 오히려 시민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일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시민과 행정기관간 갈등이 심화되고, 상호 존중의 문제제기는 없는 채 시민들간 비방이 난무했다.

 

주민소환 124건중 투표성사 10%도 안돼

2007년부터 시행된 주민소환제의 의거, 전국에서 청구된 주민소환은 124건이고, 그 가운데 실제 투표로 이어진 것은 7(투표 소환 대상자 11)이었다. 주민소환투표로 해직된 공직자는 기초의회의원 2(경기도 하남시의원)이 전부다.

이에 대해 정치학자들은 주민소환제는 유권자들이 선출직 지방공직자를 해임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수단이라면서도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소신 행정을 과도하게 억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한다.

권력을 위임받은 정치인이 시민들의 뜻을 거스르지 못하고, 존중하도록 시민들이 나서는 것이 참여정치이다. 그러나, 참여할 내용이나 정책은 뒷전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오히려 시장이나 의원의 활동을 감시 견제하는 시정·의정모니터링, 시민단체 활동, 위원회 활동 등으로 시민들의 압력 행사가 일상적으로 단단히 진행되어야 하지않을까.

 

#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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