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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기 마음보기3] 연분홍 ‘장구채’

입력 : 2014-11-20 16:04:00
수정 : 0000-00-00 00:00:00



 



한 번 알고 나니 어디서나 만나  



이 시기에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보아 오던 꽃들이 열매를 맺었을 모습이 궁금해서 산을 찾게 된다. 편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걷다가 전에 보았던 장구채를 연상하며 그곳을 쳐다보았다.



“그래 여기에 장구채가 있었지”. 



지난 여름, 처음으로 장구채라는 식물을 알게 되었다. 꽃이 필 때나 열매를 맺었을 때의 모습이 장구를 칠 때 사용하는 채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장구채. 꽃이 예쁘다고 느끼지 못했고  단지 모르던 식물 한 종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후로 어디에서나 쉽게 보이기 시작했다. 아파트 주변과 화단, 공원 길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꽃이었지만 그동안 그런 꽃이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한 것은, 아는 것만 알고 눈에 띄는 것만 보아 왔던 내 태도 때문일 것이다.



씨앗 모양이 궁금해서 거꾸로 받았더니 먼지 같은 작은 씨앗이 쏟아졌다. 씨앗을 주변에 뿌려주고 돌아서는데, 밑쪽에 아주 작은 분홍색 꽃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새로운 대륙을 발견한 것 처럼 놀라웠다. 장구채는 7월이나 8월, 더운 여름에 하얀색으로 피어나는 꽃인데, 연분홍으로 예쁘게 피어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 예쁘게 봐주지 않아서 서운했던 것일까? 그래서 내 눈에 띄어 보겠다고 늦은 가을 추운 날씨를 무릅쓰고 이렇게 피어난 것일까? 장구채를 보면서 내 주변의 작은 식물뿐만 아니라 자주 스치면서도 알려고 하지 않았던 이웃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반딧불이(숲 교실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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