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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과학스토리 (40) 과학이 말하는 행복 그리고 그 기원 (2) : 친구가 행복이다

입력 : 2017-10-25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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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과학스토리 <40>

 

 

과학이 말하는 행복 그리고 그 기원 (2) : 친구가 행복이다

이제 상상을 해 보자. 우리는 그 누군가의 후손이다. 그 누군가는 남들보다 잘 생존했고 짝짓기에도 성공해서 건강한 자손을 남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다. 진화의 선택 압력은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상황에서 쾌감을 느끼도록 작용한다. 이 쾌감이 행복의 본질이며 이 행복을 추구한 사람은 운 좋게도 생존에 성공했고, 더 많은 후손을 남기게 된다. 그 후손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반대로 생존에 불리한 상황, 번식에 불리한 상황에서 쾌감을 느낀 사람은 후손을 남기는데 실패한다. 쾌감이 모두 성공을 부르는 것이 아니다.

350만년 전에 살았던 오스타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의 키는 150cm 내외의 왜소한 체형이다. 이빨도 없고, 발톱도 없다. 원숭이나 침팬지처럼 정글의 나무를 날렵하게 타는 것도 아니다. 드넓은 사바나의 초원에서 앞으로 300만년을 뚜벅이로 생존해야 한다. 성인이 되어도 겨우 유치원생 정도인 이 유인원들의 생존 비결은 바로 사회성이다. 오직 뭉쳐야만 생존할 수 있고, 자식도 남길 수 있었다. 그래서 사회성은 쾌감의 가장 깊은 근원이다. 사바나의 이 무리들은 친구로부터 격리되는 것은 곧바로 죽음을 의미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이 습성이 남아서 가장 지독한 형벌은 왕따. 왕따는 마치 죽음의 공포와 같은 깊은 정서의 상처를 안긴다. 현대인의 가장 큰 사망 원인도 외로움이라고 한다. 외톨이에게 닥쳐오는 공포와 두려움은 그래서 사람과 어울리라는 강력한 적신호가 된다. “위험해. 빨리 친구 곁으로 돌아가!” 우리는 여전히 뼈 속까지 사회적 동물이다. 앞으로도 변하기 어려운 본성이다.

 

사회성과 더불어 꼭 필요한 두 번째 요소는 음식이다. 조상들이 살았던 시대의 아프리카는 빙하가 확대되어 많은 물들이 극지방의 빙하로 쌓이면서 울창하던 숲이 초원 지대로 변하게 된다. 풍요롭던 정글에서 초원에 버려진 유인원들 중에서 직립보행을 통해서 장거리 여행에 용이했던 종이 겨우 생존에 성공한다. 거친 사바나의 초원에는 먹을 것이 부족했다. 탐스런 복숭아나 포도 그리고 푸짐한 옥수수는 인류가 농사를 발명하고 품종개량하기까지 수백만년이 더 필요했다. 그곳에는 가축도 없고 식당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자취생이 음식을 발견할 때마다 폭풍 흡입을 하듯이 달콤한 음식을 보면 최대한 먹어야 했다. 거침없이 흡입했던 조상의 후손이 바로 우리다. 음식을 보면 거침없이 흡입했던 조상의 후손인 우리는 살이 찌고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아도 족발과 튀김닭, 초콜릿을 거절하지 못한다. 환경이 변했다. 이제는 덜 먹는 사람들이 생존에 유리한 것을 보면 영원한 것은 정말로 없어 보인다. 의학이나 과학의 발전이 없었다면 미래에는 음식을 탐하지 않는 사람들만이 후손을 많이 남겨서 홀쭉한 인류가 지구를 지배할 것 같다. 아니면 출산의 기피가 확산되어 기계들만 지구를 지킬지도 모를 일이다.

 


<행복의기원> 중에서, 서은국 교수가 뽑은 가장 행복한 상황.

 

어쨋거나 행복의 핵심인 사회성과 음식을 근거로 서은국 교수는 가장 행복한 장면을 그려낸다. 행복의 중심에는 의심의 여지없이 음식과 사람이 있다. 음식과 사람만 있다면 우리의 원시적인 뇌는 행복에 빠진다.

세익스피어를 읽어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지만 진화가 말하는 행복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고 참으로 소소하다. 그리고 아주 쉽다. 풍족한 요즘 세상에서 만약 불행하다고 확신한다면 그것은 사회적 영양실조라고 할 수 있다. , 친한 친구가 없다는 유전자의 강력한 경고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친구가 절실하다는 것이다.(*이 글은 21세기북스에서 출간한 서은국 교수님의 행복의 기원을 참고로 했습니다.)

 

과학책을 읽는 보통사람들, 허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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