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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과학스토리 (118) 흥미진진한 면역이야기(3) _ 고마운 염증

입력 : 2023-09-12 01:52:55
수정 : 2023-11-01 07:08:29

흥미진진 과학스토리(118)

     흥미진진한 면역이야기(3) _ 고마운 염증

 

 

혈액내 세포의 종류와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세포의 종류(출처 토고앤발토 블로그)

 

전편의 핵심은 면역계는 완벽하니 마음 놓고 싸울 수 있도록 우리는 그냥 쉬어야 한다는 것이 요점이었다. 전쟁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태는 방법은 내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이번 이야기는 면역계가 싸우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다시 생각해 봐도 상식적이지 않다.

사망의 원인 중에서 독보적인 1등은 염증이다. 우리는 다양한 염증으로 죽는다. 만성염증도 있는데, 나이가 들면 염증과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은 염증을 면역세포가 만든다는 것이다. 만악의 근원인 염증이 몸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핵심 비법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면역력을 높인다는 약이나 보양식들은 다른 말로하면 염증에 영양을 공급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면역력을 높이면 위험한 거 아닌가? 갑자기 혼란에 빠졌다. 염증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언급했던 도서 <면역>에서 신기했던 지점은 면역세포들은 염증을 열심히 일으킨다는 사실과 그 반대로 염증을 함부로 일으키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일도 성실하게 한다는 것이다.

염증은 양날의 칼이라는 것을 이 작고 단순한 바이오 로봇들도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진화론의 시각으로 설명을 보탠다면 면역계가 덜 활성화된(염증을 적게 일으키면) 개체는 병으로 사라졌을 것이고, 지나치게 활성화된 개체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역시 사라졌을 것이다. 지금 살아있는 우리는 그 절묘한 균형을 유지한 개체들이다. 병에 걸려 사망에 이르기까지는 적어도 몇 주의 시간이 걸리지만 사이토카인 폭풍이나 아낙필라시스 쇼크같은 면역계의 반란은 단 한 순간에도 목숨을 앗아간다.

염증은 적을 물리치는 가장 강력한 무기임에 틀림없지만 우리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무기이기도 한 것이다. 이만큼 힘이 쎈 무기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 적을 잘 물리치지만 제 때에 물러나지 않으면 우리 몸도 위험에 빠진다.

정확한 공격과 자발적 후퇴는 생명 유지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 작은 바이오 로봇들은 어떻게 공격할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일까? 푸른 지구에 생명이 번창하는 것을 보면 모든 생명체는 외줄타기의 달인이 분명하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인체 안으로 침투하는 일은 늘상 있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늘 염증에 시달리지는 않는다. 그 비밀의 첫번째 주인공은 선천면역계의 큰 포식세포다.

 

신문협동조합 파주에서 편집위원 허 심

 

#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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