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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과학스토리<53>우주론 (2) 지구, 우주의 중심에서 추방되다

입력 : 2018-04-26 11:34:00
수정 : 0000-00-00 00:00:00

우주론 (2) 지구, 우주의 중심에서 추방되다




기원전 3세기 무렵이면 기하학을 바탕으로 지구의 크기는 물론 태양과 달의 크기와 거리까지 거의 근사치에 가깝게 측정이 되었다. 그럼에도 오히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불에 타 없어졌다. 지구는 우주의 중심에 있었고, 태양은 그런 지구를 늘 보호하듯 돌고 있다고 믿었다. 왜일까? 무엇이 진실을 가린 것일까? 영국의 저명한 과학 저술가 사이먼 싱은 그의 저서 <우주의 기원>에서 진실이 가려진 이유를 세 가지 정리한다.

첫째,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공전한다는 것은 지구가 매우 빠르게 달리고 있으므로 우리의 머리카락은 늘 휘날리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지구가 달리고 있다는 그 어떤 징후도 느낄 수가 없었다. 둘째, 만약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라면 나무에서 매달린 사과는 태양을 향해서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구를 향해서 떨어지고 있으므로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되는 것이 마땅했다. 중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였으므로 당연한 상상이다. 마지막으로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달리고 있다면 별들의 위치가 바뀌어야 하는데 별들은 늘 한결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스인들은 별들이 어마어마하게 먼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 턱이 없었다.  결국 아리스타르코스가 제시한 ‘태양 중심 모델’에 대한 반증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태양은 여전히 지구를 돌게 된 것이다. 아리스타르코스의 세계관은 관측 자료와 확실한 수학적 근거가 더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임무는 1,700년이 지난 1473년 폴란드 태생의 코페르니쿠스(1473~1543)가 맡게 된다.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천동설의 오류를 지적하고 지동설을 주장한 폴란드의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는 진짜 간단한 제목도 간단한 <소논평 Commentariolus> 이라는 20쪽 짜리 비공식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1. 천체는 공통의 중심을 가지고 있다

2. 지구의 중심은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3. 우주의 중심은 태양의 중심 부근에 있다.

4.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지구에서 별까지의 거리에 비해 아주 작다.

5. 별들의 일주운동은 지구가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6. 태양의 연주운동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행성은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 행성들의 겉보기 퇴행운동은 움직이는 지구에서 관측하기 때문에 보이는 현상이다.



태양을 우주의 중심으로 보는 것을 비롯해서 지금의 눈으로 봐도 어색하지만 엄청난 진전을 이룬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구 중심의 우주관, 인간 중심의 세계관은 결코 다른 생각을 허용하지 않았다. 가톨릭 사제이기도 했던 천문학자 지오다노 브루노(Giordano Bruno)는 코페르니쿠스의 세계관을 옹호한 죄로 십자가게 묶여서 화형을 당한다.  

그렇지만 한 번 구르기 시작한 과학의 바퀴는 예전처럼 쉽게 되돌릴 수는 없었다. 케플러가 등장한 것이다.(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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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을 읽는 보통사람들' 회원 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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