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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과학스토리 (90) 뉴턴도 모르는 뉴턴의 세계관

입력 : 2021-04-16 12:28:59
수정 : 2021-04-16 12:30:53

흥미진진 과학스토리 (90) 뉴턴도 모르는 뉴턴의 세계관

 

천재도 세계관이 족쇄가 되는 경우가 있다. 뉴턴 이전까지 천문학은 신의 뜻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학문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후에 기독교는 이 세계관을 받아들여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지금까지도 번영하고 있다. AD 100년 경 과학자 프톨레마이오스는 행성의 운행 법칙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뉴턴의 예측은 좀 더 정확할 뿐이지만 이 두 법칙은 엄청난 간극을 보여준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을 확고하게 지지했고, 뉴턴은 그것을 허물었다. 그러나 그 순간까지도 뉴턴은 자신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몰랐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의 핵심적인 믿음은 다음과 같다.

  • 우주의 중심이고,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지도 않고 태양의 주위를 돌지도 않는다.
  • 행성, 태양이 대략 24시간의 공전주기로 지구 주위를 돈다.
  • 포함한 달 아래의 영역은 네 가지의 원소가 있으며, 그것은 흙과 물, 공기와 불이다.
  • 태양, 행성, 별을 포함해 달 위 영역은 5원소인 에테르로 구성된다.
  • 원소는 우주의 중심을 향하는 성향이 있다. 돌이 곧장 아래로 떨어지는 것도 지구의 중심이 우주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 원소는 우주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은 공기를 뚫고 위로 솟구친다).
  • 별 같은 물체를 구성하는 에테르 원소는 일정한 속도와 완벽한 원형으로 움직이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별이 우주의 중심인 지구 둘레를 끊임없이 아름다운 원형으로 돈다.

이 세계관의 하늘은 에테르의 특성으로 등속, 원운동을 하는 성역이었다. 신들의 세상에서 타원운동은 불경했기 때문이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저작 <알마게스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 믿음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비록 타원운동을 하는 행성들을 원동으로 둔갑시키기 위해서 주전원, 이심원을 도입했고 그것도 부족해서 더 어려운 '동시심'이라는 수학적 개념을 도입했지만 당시의 관측 기술로는 차고도 넘치는 증거들이 있었다. 1473년생인 코페르니쿠스는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장했지만 프톨레마이오스의 예측이 여전히 더 정확했다. 그의 업적이라면 '동시심' 따위의 가정을 없이 보다 단순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실은 코페르니쿠스도 행성이 타원운동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것을 밝혀낸 것은 케플러였다. 아리스토텔레스 세계관의 가장 견고한 핵임은 완벽한 원운동이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그들의 발견은 위대했지만 신의 섭리에 꿰어맞추려다 보니 이론이 점점 누더기가 된 것이다.

 

 

 

그럼 뉴턴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그때까지 천문학자들은 하늘은 지상의 법칙과는 다른 법칙이 지배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뉴턴은 미분이라는 수학을 개발하여 하늘과 땅이 같은 법칙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말그래도 만물에게 적용되는 법칙을 발견한 것이다. 뉴턴 이후, 이제 우주는 수학적으로 계산이 가능하고, 위치와 운동량의 정보를 알면 천년 후의 행성의 위치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방식으로 지금도 인공위성이 작동한다.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표한 후에도 모세나 피타고라스, 플라톤 등이 모두 이 법칙을 알고 있었다고 믿었으며 성경을 수학적으로 연구하여 2060년과 2344년 사이에 종말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턴은 새로운 세계관을 열었지만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여전히 성서 속을 서성였다. 심지어 그는 연금술사이기도 했다. 뉴턴은 뉴턴주의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이 그의 사후에 많은 증거들이 보태어져 더욱 풍부하고 단단해진 것처럼 뉴턴의 세계관도 후세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에 의해 더 완전해졌다. 정보만 충분하다면 미래는 얼마든지 예측 가능하다고 믿는 이런 뉴턴의 세계관을 우리는 기계론적 우주론이라고 부른다. 양자역학이 등장하였지만 우리는 아직도 뉴턴의 세계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양자역학의 길은 그만큼 까마득하다.

 

 

참고: <당신 지식의 한계 세계관>, 리처드 드위트, 세종 출간, <호모사피엔스와 과학적 사고의 역사> 레오나르드 믈라디노프, 까치 출간

 

교하도서관 독서클럽 <책벗> 회원 허 심(독서클럽 가입 문의 : 문발동 <발전소책방.5> 이정은 010-2270-6934)

#1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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