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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장단벌 중립국송환위원회 180일(1) - 장단벌의 인도마을(힌드나가르), 3만명의 텐트 도시

오피니언 | 작성일: 2025-09-16 17:18:55 | 수정일: 2025-09-16 17:18:55

[특별기고장단벌 중립국송환위원회 180(1) 

 

     장단벌의 인도마을(힌드나가르), 3만명의 텐트 도시

 

 

 한국어린이들과 함께 있는 중립국감독위원회 폴란드군인들(1954-55) 폴란드해외선교재향군인회센터소장

 

 이곳에는 한국전쟁 휴전 후 모국으로의 송환을 거부한 전쟁포로군인의료진기자노무인력 등 10여개국 국적의 약 3만여명 국제시민들이 한데 엉켜 북적이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주된 시민들은 방금 휴전협정이 발효되어 총성이 멎은 한국전쟁에서 포로가 되었으나 고향으로의 송환을 거부한 약 23천명의 전쟁포로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그리고 이들 송환거부 포로들의 질서유지를 위해유엔의 평화유지군으로 이곳에 주둔한 당시 중립국가로 알려졌던 인도의 육군 약 6,000명이 있었습니다인도 군인들은 이 지역에서 앞으로 6개월 동안 벌어질 유엔군 주도하의 설득작전(persuation operation)을 진행하기 위해 미국과 유엔의 요청에 의해 이 곳에 온 것이었습니다

 인도 군인들이 이 작전의 질서유지를 맡게 됨에 따라 이 도시로 들어가는 언덕배기 입구에는 ‘HIND NAGAR’(힌드나가르인도 마을)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이후 사람들은 이 지역을 편하게 힌드나가르라고 불렀습니다.

 이 거대한 텐트 도시에 거주하는 3만여명의 시민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유엔이 건설한 기반시설은 매우 거창했습니다우선 이들을 먹이고 입히기 위한 의류로부터 식량 일체를 포함한 모든 생활필수품은 캠프 한 가운데 위치한 중앙역으로 기차를 통하여 공급되었습니다중앙역에 도착한 물품들은 인도군의 군용트럭을 통해 포로들의 각 막사와 기타 병력들의 막사 등으로 바쁘게 분배되었습니다.

 또 이 도시에서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하여 둘레의 야산에 12개의 발전소가 지어졌고 각 발전소에는 대형 발전기가 2대씩 설치되어 24시간 전기를 공급했습니다또한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중앙 높은 곳에 50만 갤론(227만 리터크기의 물탱크를 건설하고 임진강으로부터 물을 길어올리기 위하여 모두 31에 달하는 송수관과 수도관을 건설했습니다인도군 캠프와 각 인클로져에는 비상시를 대비한 3천 갤런 용량의 물탱크가 별도로 설치되었습니다.

 이같은 엄청난 설비 덕택에 이 힌드나가르 시민들은 한 겨울에도 온수 샤워를 하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이곳 캠프에 수용되었던 포로들이 후에, 2~3년 동안의 전쟁기간 동안 처음으로 따뜻한 물 목욕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증언이 많았던 것을 보면 그 시설이 얼마나 잘되어 있었던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 지어진 포로들의 캠프는 기본단위가 500명을 수용하는 컴파운드(Compound)라는 것이었습니다한 컴파운드의 시설을 보면 우선 30명 수용 텐트 17개와 취사텐트목욕텐트연병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대략 축구장 1개 정도의 크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이들 컴파운드 5~7개씩을 묵어 1개 인클로져(Enclosure)를 만들었는데 우리가 쉽게 생각해보면 23천명 포로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만도 힌드나가르의 면적은 축구장 46개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였던 것입니다.

 또 이 포로캠프에서 한 등성이 너머 야산지역에는 설득장이 건설되었는데 보통 우리 학교 교실 한 개 정도 크기의 설득부스가 32또 250명 대기 텐트, 25명 대기텐트 등 수십개의 크고 작은 텐트들이 건설되었습니다각 설득부스에는 설득관과 송환거부포로가 마주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중립국송환위원회 감독관들의 감독석전쟁특파원들의 기자석 등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또한 좌우에 출입문이 달려 있어 포로가 송환거부 입장을 번복하여 송환을 원할 경우는 왼쪽문송환거부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경우는 오른쪽 출입문으로 나가게 해 희비가 엇갈라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라윤도

한국외국어대 인도어과 동 대학원 졸업

인도 Sansthan, 델리대학원 수학정치학박사

건양대학교 명예교수

힌드나가르’ ‘언론인 간디’ 등 저술  

 

라윤도 교수님의 특별기고 장단벌 중립국송환위원회 180은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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