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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숲지키기 운동이 가르쳐 준 신나는 세상

오피니언 | 작성일: 2025-12-24 13:46:41 | 수정일: 2025-12-24 13:46:41

<특별기고

 숲지키기 운동이 가르쳐 준 신나는 세상  

 

 오한숙희(제주도 서귀포 주민)

 

 5월 5일 어린이날 잔치가 끝나기 무섭게잔디광장 어린이 공원은 철조망에 갇혔다. ‘서귀포시 우회도로 공사로 인해 잔디광장 어린이공원과 주차장을 사용할 수 없다는 현수막이 펄럭였다

 1965서귀포에 중앙로타리 하나뿐이던 시절폭 35미터 우회도로 선이 그어졌다환갑의 세월 동안 도로예정지에는 유고를 비롯 10개의 교육문화시설이 벨트를 이루었고 인근에는 서민빌라가 밀집했다도시우회도로는 이름뿐 사실상은 도심관통직선 도로가 된 것이다도로는 필요없는 상황이었다일주도로중산간도로산록 도로 등이 이미 도시우회도로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고 도로개설이 오히려 정체를 가져온다는 용역결과도 나와 있었다.  

 요컨대 낼 필요 없는 도로를그것도 절대 내서는 안 되는 곳에도청이 나서서 공사를 진행한 것이다도의회는 모르쇠지역 국회의원은 국회 기후위기 대응 특위원장을 맡고 있음에도 외면일변도잔디광장 어린이 공원의 나무와 조각품들이 옮겨지고 잔디가 다 벗겨나가고 속살마저 굴삭기로 파여가는 것을 보고서야 주민들은 뒤통수를 맞았구나 했다. 2022년 신임 도지사가 서귀포 시민과의 대화를 열자 주민들은 도시우회도로 계획 백지화를 요청했고 지사는 긍정적 검토를 약속했다

 잔디광장이 사라지고 다음 차례는 바로 옆의 100년 곰솔숲이었다최고령 230년 추정 나무를 비롯 100여 그루가 모인 도시숲연간 27만명이 이용하는 생활숲이 사라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서미모(서귀포미래를 생각하는시민모임단톡방에 금새 300여명이 모였다공익감사청구는 사흘만에 750명이 주소와 휴대폰 번호 공개를 마다않고 서명했다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곳만은 지키자>에 응모하였고 수상했다제주 언론이 한결같이 지적해온 위법행정 불법공사에 대해서 전문가(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대표자문을 받아 기자회견 형식으로 성명을 발표했다그리고 대통령의 서귀포 타운홀 미팅을 공개 요청했다특별자치도의 성격상 제주행정은 중앙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데다 6년간 쉼 없이 숲 지키기를 요구해 온 도민들의 의견을 철저히 묵살한 도청이고 보니 우물 밖에다 소리칠 수 밖에 없었다

 11월 12일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대통령실 출입 유투버 기자)에 출연라이브로 전국에 상황을 전했다보름 후 도지사가 같은 방송에 자발적으로 출연을 요청하여 도민의견 수렴 부족을 지적하자 찬반토론을 하마고 공언했다그리고 12월 5일 도지사가 숲과 잔디광장 공사현장에 나타났다. 100여명의 주민과 언론사 카메라를 보더니 주춤하여, 11답 형식이 아닌 발언경청으로 겨우 설득하여 14명이 줄줄이 질문하였다하나같이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었다. 12월에 예정된 소나무이식은, ‘향후 3개월간 주민소통 시간을 갖겠다는 도지사의 한마디로 미뤄졌다

작은 숲도 소중하다’ 멋진 붓글씨로 응원해준 가수 정태춘씨. ‘숲은 숨쉼이라는 응원메시지를 사진과 함께 보내온 배우 류승룡씨도내 언론의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우리는 숲지키기의 5부 능선을 넘었다는 자신감으로 예정에 없던 거리행진까지 나섰다

 주인공은 역시 도지사 앞에서 숲의 소중함을 속시원히 말해보자는 현수막을 보고 모인 100여명의 주민이었다. ‘서귀포 100년 곰솔숲 지키기, 4.3트라우마로 인해 행정권력에 대항하지 못해 온 도민들의 가슴에 깨어있는 시민이 모이면’ 야구의 9회말 투아웃에서 역전 만루홈런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향후 3개월우리는 재미있고 신나게 주권자 행동을 이어갈 것이다.

 

#193호 


#서귀포 #숲지키기 #오한숙희 #서미모 #서귀포의미래 #도민의견  #숲은숨쉼 #중앙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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