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둘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 유현경 개인전
그 둘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 전 시 명 : <그 둘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 작 가 명 : 유현경
▶ 전시기간 : 2025년 8 월 30 일 – 2025년 10 월 30일
▶ 전시장소 : 스페이스 안녕(용산구 소월로44길 23)
▶ 전시장르 : 회화
▶ 관람안내 : 화-토 11:00-18:00 /일, 월 휴무 (* 추석 연휴 휴무)
▶ 문 의 : 02-792-0108 /010-9032-0039(홍군)
▶ 이 메 일 : mail@spaceanyoung.com
◆ 전시 소개
유현경 개인전
그 둘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미술의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란 모토로 새로이 문을 여는 ‘스페이스 안녕’이 작가 유현경의 개인전으로 그 시작을 알린다. ‘스페이스 안녕’은 현대사회가 가지고 있는 화두를 중심으로 1년의 전시를 꾸려 나간다. 그리고 2025-2026년에는 ‘공존’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로 도우며 살아간다‘는 뜻의 ‘공존’이라는 단어는, 아이러니 하게도 다툼과 갈등이 있을 때 더욱 주목받는다. 오랫동안 수없이 논의된 다소 진부한 논제임에도 이것을 들추는 이유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현시점이 도를 넘은 다툼에 위기와 불안감이 고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존을 위해선 때론 갈등을 드러내야만 한다. 또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다툼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의 행태는 지나치게 이기적인 모습으로 ’공존‘이 아닌 ‘이기기’ 위한, 더 나아가 ‘지배하기 위한’ 다툼으로, 극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스페이스 안녕’은 앞으로 1년 동안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공존과 관련된 문제들을 여러 작가들의 전시를 통해 만나보려 한다. 작품을 통해 만나는 예술가들의 지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해법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
▲유현경_자화상 2025-6_Oil on canvas_33.5x24.5cm_2025
한편 스페이스 안녕의 첫 전시이자, ‘공존’ 이란 주제의 첫 전시인 유현경 작가의 개인전은, 나로 시작하는 공존 즉 ‘내 마음 속 공존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전시이다. 작가 유현경은 회화의 깊이를 찾아 어둠으로 고행을 떠난 자 같다. 그만큼 작가의 작업에는 깊은 어둠이 내재되어 있다.
풍경과 인물이 주를 이루는 작가의 작업은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서 작가만의 회화의 세계를 구축 하고 있다. 그 모습은 형체를 해체했다고 보기 보단, 어둠 속에서 대상을 다시 발견하여 표현한 듯하다. 즉 회화의 깊이를 고민하는 작가 유현경에게 어둠은 하나의 세계관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현경의 회화에서 어둠은 자신의 고통을 들여다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 고통에서 나올 생각은 하지 않고 고통과 끝없이 마주하며 고통의 본질을 탐구한다. 탐구의 시간을 거쳐 짙어진 고통과 어둠은 결국 작품의 색이 되고 선이 되어 유현경표 회화를 만들어 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현경의 작품 중 최근 자화상을 중심으로 작가의 회화를 들여다보고, 그 안에 담긴 공존의 마음을 찾아본다. 작가는 고통과 어둠이 극한에 다다랐을 때 자화상을 그린다.
▲유현경_자화상 2024-8_Oil on canvas_35x24.5cm_2024
그것은 마치 어둠 속에 사로잡히기 전 자신을 구출하기 위한 몸부림 같다. 극한에 달한 어둠의 깊이가 깊을 수록 그 어둠 속에서 더 많은 자화상을 찾아 내는 것을 보면, 그것은 또 그 어둠 속으로 갇히지 않고 깨달음을 얻고 말겠다고 분투하는 몸짓 같기도 하다. 결국 자화상은 고통과 어둠에서 현실의 자아를 구출하는 해독제이자 다시 깨닫음을 찾아 고행을 떠날 수 있는 마음의 에너지이다. 자화상 곳곳에서 마야신화 속 죽음의 신이자 부활의 신인 아 푸흐(Ah Puch) 모습이 보이는 것도 극한의 고통과 깨닫음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그 둘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유현경의 개인전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10월 30일까지 서울 남산, ‘스페이스 안녕’에서 볼 수 있다.
▲유현경_길 위에서 #25_Oil on canvas_50x40cm_2023
◆ 작가노트
어떤 얼굴까지 그리고 갈 수 있을까.
얼마 전에..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세상이 어디에 있고 그 말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독일에 와서 나는 무엇을 했을까. 왜 그렇게도 혼자 있으려고 했나. 지금은 왜 혼자 있는 것을 힘들어 하는지 다시 지나간 줄 알았던 단어 둘, 어둠과 고통을 꺼내어 본다.
어둠을 걷어내려고 어둠을 보는 것이라면 그때의 어둠은 무엇인가. 나의 어둠을 봄으로써 많은 것이 나의 어둠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는 것은 그렇게 묶여 있던 어둠에서 잠시나마 나올 수 있는 방법이다. 어둠이 걷히고 밤이 수월해지면 이제 지나간 것 같아 밖으로 나가고 싶어 진다. 그렇게 혼자 있고 싶어 지지 않는 시간들이 찾아오다가 다시 또 밤이 힘들어지면 걷어내도 계속 찾아오는 어둠을 위해 또 그곳으로 가야 하는지 묻게 된다.
어둠에 종속되지 않고 밝게 현현하는 어둠이 있다면 가 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왜 어둠이 많은 사람을 찾게 되는지 묻는다. 어둠과 어떻게 싸우는지를 보는 것에서 성공을 배우고, 어둠에서 나오지 못한 왜곡과 오해를 보며 실패를 보게 된다. 어둠에서 벗어나길 기다리며 믿음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그것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오해를 견딜 수 있는 것 같다.
퇴폐와 암울에 갇히지 않고 밝게 현현하는 어둠, 그것을 그릴 수 있다면. 다시 찾아오는 어둠은 해체할수록 같은 어둠이 아니었음을 믿고 매일 조금씩 해체되어본다.
▲유현경_길 위에서 #22_Oil on canvas_129x129cm_2023
어둠을 직시해야 깨질 수 있으니 바라보는 일을 쉬지 않아야 할 것이다.
언젠가 나는 바라는 꿈처럼 먼지같이 가볍게 머물다 가는 사람이 된다. 얼마만큼 해체되고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해체된 어둠만이 밝게 현현할 수 있음을 느낀다. 어떤 얼굴까지 볼 수 있을까.
다시, 고통이라는 단어를 꺼낸다. 지금 그것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고통이 있으므로 그것을 이겨낼 방편으로의 깨달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보기 위해 고통이 생겼다고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고통속으로 찾아 들어가야 함이 정당화 될 것이고 고통은 깨달음을 위한 방편임을 생각해 본다. 그렇게 한다면 고통의 의미가 잠시나마 다르게 읽힐 것 같다. 그 둘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2025.6.6. 독일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에서.
[작가약력]
유현경 (b.1985)
베를린 거주
학력
2011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과정 수료
200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5 <나는 피안으로 간다>, 갤러리 JJ, 서울
2024 <유현경> 피쿠스 갤러리, 서울
<There is no end> Enseoul,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2020-2023년의 그림들을 돌아보며> Tdahaus, 서울
2023 <가난한 사람> 이길이구 갤러리, 서울
2022 <AISA NOW Paris 2022> 파리, 프랑스
<유현경 그림> 이길이구 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5 <Displaced Becoming> Kunstpunkt Berlin, 베를린, 독일
2024 <회화와 삶이 춤추는 시간. 2024 종근당 예술지상 역대 선정작가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LA PART MAUDITE _ the accursed share Queer Perspectives on Excess and Expenditure> instinct.berlin
베를린, 독일
2023 <살롱 드 누크 갤러리> 누크갤러리, 서울
<double-ended> 강건, 유현경, 맹지영 기획, 누크갤러리, 서울
<나란한 얼굴> 유현경, 고등어 2인전, 교보아트스페이스, 서울
#유현경 #길위에서 #자화상 #그_둘은_따로_존재하지않는다 #스페이스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