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우후죽순 늘어나는 파주 주택, ‘내 집 마련’의 꿈인가, ‘사기의 덫’인가
경기 파주시 곳곳에 새로운 주택 단지와 빌라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한때 ‘신도시의 희망’으로 불리던 이곳은 지금 ‘내 집 마련’의 꿈과 함께 커져가는 불안의 그늘도 함께 안고 있다.
최근 개그우먼 이수지 씨가 전 재산 4억 원을 날린 분양 사기 사건은 파주시 부동산 시장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무분별한 개발과 부실한 관리 속에서, 자격 없는 시행사들이 허위·과장 광고로 무장한 채 무책임하게 분양사업을 벌이고 있다. 실구매자들은 거대한 ‘사기의 덫’에 걸려들고,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 된다.
파주는 분명 매력적인 주거지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런 ‘우후죽순’식 주택 공급이 오히려 시민들의 안전한 주거권을 위협한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하는 근본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불투명한 분양 과정과 허술한 사후 관리, 피해자 보호 시스템 미비는 이번 이수지 씨 사건이 말해주듯 심각한 사회문제다.
파주시와 관계 부처는 지금이라도 분양 사업자에 대한 철저한 자격 심사와 지속적인 관리 감독에 나서야 한다. 더불어 실구매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얻고,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100만 파주시민 시대’가 머지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꿈꾸던 ‘내 집 마련’이 악몽이 되지 않도록, 이제는 우리 모두가 경계심을 높이고, 책임 있는 행정과 시민의식이 함께 움직여야 할 때다.
이수지 씨의 아픔이 단순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경고 등임을 잊지 말자. 파주가 진정한 주거 안전지대로 거듭나길 간절히 기대한다.
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