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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20일 새로운 교육체제 전환 선언

입력 : 2016-04-22 15:37:00
수정 : 0000-00-00 00:00:00

새로운 교육 희망,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20일, 교육체제전환 선포식 및 14개시도교육감 공동선언 채택

 

<주요내용>
○ 4월 20일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새로운 교육을 향한 선포식 개최
○ 416교육체제 연구 결과 발표 및 새로운 교육에 대한 희망 이야기 시간 가져
○ 14개 시도교육청 교육감들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공동 선언 채택
○ ‘416교육체제’ 추구하는 인간상, 가치, 정책목표 등 206가지 추진과제 제시

  

■ 경기도교육청(이재정 교육감)은 4.16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새로운 교육을 향한 선포식’행사를 20일 개최한다.

 

○ 오는 4월 20일 경기도교육연구원 대강당에서 ‘기억을 넘어 희망을 만들겠습니다’란 주제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하여 새로운 교육체제 전환을 위한 약속의 시간을 갖고 ‘(가칭)416교육체제’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 이 자리에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바라는 새로운 교육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고, 경기도교육연구원 이수광 연구부장은 ‘416교육체제란 무엇인가’로 416교육체제 내용을 발표 하며, 함께 참석한 시도교육감들이 ‘우리 교육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 대담 후에는 14개시도교육청 교육감들이 새로운 교육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공동 선언을 채택 할 예정이다.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014년 10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20년을 거쳐 온 과거 5.31 교육체제를 새로운 4.16 교육체제로 혁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세월호의 침몰은 과거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 교육 등을 지배해온 경쟁과 승자의 잘못된 가치관에서 발생한 비극이며 그동안 국가중심교육으로 대한민국 교육이 경쟁교육과 소수의 수월성 교육, 획일적이고 피동적인 교육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 ‘416교육체제’는 경쟁에서 협력으로, 소수의 수월성교육에서 모두의 협동교육으로, 획일적 교육에서 다양한 교육으로, 피동적인 교육에서 역동적인 교육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행복한 배움으로 특별한 희망을 만드는 공평한 학습사회’를 비전으로 한 416교육체제는 ‘모든 학생의 출발점은 평등해야 하며, 배움의 주인이 되어야 하고, 모든 학생의 꿈은 존중되고 실현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학교교육의 목적을 공공성 신장ㆍ확대에 두고 있다.

 

○ 이번에 발표될 416교육체제에서는 추구하는 인간상과 가치, 정책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학생이 행복한 학교교육분야 67개 과제,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제도혁신 62개 과제, 지원행정의 효율성 제고 29개 과제, 교육을 통한 통합기능 강화 48개 등 총206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붙 임 : 416 새로운교육체제 전환을 위한 선포식 자료집>

4.16교육체제 비전과 전략 요약 

1. 4․16 교육체제 수립의 필요성 및 목적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삶의 변곡점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기존의 삶의 형식을 넘어서 자율적이고 자립적인 삶, 우애와 사랑을 나누고 이웃과 연대하는 삶, 생태적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한 삶, 절제의 미덕을 실천하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되짚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 흐름을 교육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세월호 참사가 당대 교육현실에 대한 집단적 성찰의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는 4.16교육체제의 지향과 방향성을 설정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지도를 그리는 데 목적을 둔다. 구체적으로 4.16교육체제의 비전을 수립하고, 추구하는 인간상과 핵심가치, 정책목표, 영역별 정책과제를 제시한다. 

 

2. 연구 내용 및 방법

 본 보고서는 다섯 가지 연구 내용을 다룬다. 

 

 첫째, 미래사회 및 미래교육 트렌드를 예측·분석하고 한국교육이 장차 어떻게 이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탐색하였다. 교육체제 재설계는 현재의 교육상황에 기반을 두어야 함과 동시에 미래교육을 대비하는 설계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당대 한국교육체제의 특성을 이념과 운영의 두 차원에서 살피고 그간 추진되었던 교육개혁의 공과, 그리고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추진해온 혁신교육의 성과와 과제도 살폈다. 어떤 역사적 과정을 통해 국가교육체제가 수립되었는지, 그리고 이 체제가 어떤 교육이념을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거시적 분석을 통해 새로운 철학적 대안을 상상해보고자 함이다.

 

 셋째, 4.16교육체제의 비전과 추구하는 인간상, 핵심가치를 설정하고 정책목표를 설정하였다. 비전과 정책목표는 미래사회에 대한 소망을 반영하면서도 교육의 보편적 가치를 복원할 수 있는 차원에서 수립하였다.

 

 넷째, 설정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0개 분야의 정책영역을 선정하고, 각 영역에 따른 정책과제를 개발하였다. 

 

 다섯째, 주요 영역별 정책과제를 장·단기별로 조합하여 로드맵을 작성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헌분석법, 교육주체 간담회, 정책 집행부서 협의회, 집행그룹과의 워크숍, 전문가 면담, 의견수렴을 위한 공개 토론회 등을 병행하였다. 

 

3. 미래사회 변화와 교육적 시사점

 미래사회에 대한 전망을 크게 여섯 가지로 나누어 살폈다. 이 여섯 가지 트렌드는 1)소득양극화와 교육불평등의 동시 심화, 2)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생태계의 위기, 3)세계화의 심화, 4)인구구조의 변화, 5)기술융합과 정보사회의 전면화, 6)한반도의 남북한 통일이다. 이 여섯 가지 트렌드 분석을 통해 도출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득격차 문제와 교육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사회통합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특히 교육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대학과 고등학교의 서열화 구조를 개선하고 학벌에 따른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사회적 대책, 그리고 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사회적 합의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생태적 전환 정책’을 다양한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생태계의 위기는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이니만큼, 무뎌진 생명의식을 회복하는 일도 교육이 감당해야 핵심책무 중 하나다.

 

 셋째, 세계화가 심화됨에 따라 교육이동이 증가하고 교육의 국제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교육제도 및 질 관리 체계의 개선과 국제적 표준의 한국적 적용, 국제적 호완성의 제고, 고등교육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넷째, 인구구조의 변화는 교육의 여러 영역에 연쇄적인 변화를 미치게 되므로, 다각도의 정책적 시나리오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 교원과 학교 수급, 교육시설, 교육재정 등에 연쇄적인 영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섯째, 기술의 발달은 교육체제 자체의 변화는 물론 학습내용과 방법, 나아가 삶의 양식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그 기술을 활용하는 노동시장에 적응하고 노동력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탄력도가 높은 평생학습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남북관계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따라서 통일을 대비하는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남북 학생들의 교류사업 추진과 함께, 단기간 함께 생활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통일학교 설립·운영도 고려해 볼만한다.

 

4. 교육개혁의 동향과 시사점

 세계 각국의 교육개혁 방향은 지시와 통제, 관리, 목표 달성이라는 체계에서 벗어나, 전문가 집단의 사명, 영감, 시민사회와의 동반자적 관계형성 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참여를 북돋우고, 각 개인이 바라는 교육을 개별화하는 학습, 그리고 지역사회와 학교 간 협력체제에 의한 평생학습 생태계 구축을 강조한다. 물론 세계 각국의 역사·사회·문화적 배경 맥락이 다르니만큼, 외국사례의 기계적 도입은 경계해야 한다. 그럼에도 선진국의 교육개혁 사례는 4.16교육체제 수립에 의미 있는 참조체제가 된다.

 

 그동안 추진되었던 우리나라의 교육 개혁안을 보면, 제도 중심, 분절성, 중앙집권 방식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여기에 기득권의 이해관계에 따르는 방안이 많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실천과 결합한 정책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이상을 현실의 모델로 보여줄 수 있는 실천력이 요구된다.

 

 또한 지역·현장·학생·혁신의 관점에서 최소한 10년 이상 앞을 바라보고 우리 교육을 리모델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은 전문가의 몫이 아닌 교육주체들의 몫이다. 4·16 교육체제는 현장과 학생, 지역, 그리고 혁신교육의 관점에서 우리교육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에 근거하여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 

 

5. 한국 교육체제 특성과 변화 방향 

 한국 교육체제의 이념적 전개과정을 보면, 우선 해방 직후에는 민주주의 이념에 입각하여 교육체제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일제의 억압적이고 도구적이며 전체주의적인 교육 형태를 벗어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군사정부와 그 연장선에 있던 정부들에 의해서는 국가주의적인 교육이념이 추구되었다. 문민정부에서 수립·추진하고, 이어지는 정부에서 계승한 교육개혁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이념이 강조되었다. 그리고 한국 교육체제의 운영상 특성은 국가의 지나친 교육통제와 교육의 도구화로 요약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4.16교육체제의 방향은 바로 민주적 교육체제의 실현이다. 교육활동·학교운영·교육행정·교육정책 등 교육의 모든 영역에서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이 준수되는 교육질서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공교육 체제를 건강하게 유지하되, 교육주체의 역량을 함양하는 차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6. 4.16교육체제의 비전과 정책목표

1) 비전

 4.16교육체제는 ‘행복한 배움으로 모두가 특별한 희망을 만드는 공평한 학습사회’를 상정한다. 이는 모든 학생이 함께 즐겁게 배우고, 배움의 과정에서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고, 주체적으로 행복한 삶을 열어갈 수 있는 공평한 학습사회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 비전은 크게 네 가지 교육적 신념을 배경으로 하는데, 곧 ‘모든 학생의 출발점은 평등해야 한다’, ‘모든 학생은 배움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모든 학생의 꿈은 존중되고 실현되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학생은 민주시민으로 성장해야 한다’이다.

 

2) 추구하는 인간상

 4.16교육체제에서는 크게 네 가지 인간상을 추구한다. 바로 ‘배움을 즐기는 학습인’, ‘실천하는 민주시민’, ‘따뜻한 생활인’, ‘함께하는 세계인’이다. 자신의 내적성장을 기반으로 이웃과 사회, 그리고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공동체적 인간, 인류의식에 기반을 두고 문제해결에 함께 참여하는 실천적 인간을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3) 추구하는 핵심가치

 이러한 비전을 추구하는 데 있어 주목하는 핵심가치는 다섯 가지다. 

 

 첫째, ‘협력’이다. 협력은 삶의 원리이자 학습의 원리이며, 미래사회에서는 그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협력을 통해서만이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고, 한 인간으로서의 품격도 고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공공’이다. 이 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사회구성원 간 공존 및 공생의식과 그에 합당한 규범의 내면화를 중요한 교육적 과제로 설정하기 위함이다.

 

 셋째, ‘창의’다. 학습자 개개인의 자기실현 차원에서도 창의는 중요한 가치지만, 생활문화 자체가 창의적 풍토로 재조정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자유로운 참여와 실험적 사고가 지지·격려되는 학교를 상정하는 차원에서도 그 가치가 강조된다.

 

 넷째, ‘자율’이다. 자율은 중앙집권적·위계적·규제적 운영체제에 대한 반테제다. 따라서 지방교육자치의 안착, 학교구성원에 의한 공동체적 학교운영을 확산하는 차원에서 핵심가치로 설정한다.

 

 다섯째, ‘생태’다. 지속가능한 인류문명을 위해, 대안적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고양하기 위해, 학교 삶의 민주적 구성을 위한 교육의 생태적 전환은 중요하다.

 

4) 정책목표와 추진전략

 설정한 정책목표는 다음 네 가지다. 

 

 제1목표는 ‘학생이 행복한 학교교육’이다. 모든 학생을 학교의 주인으로 존중·지지·격려하며, 그들의 개인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학습이 가능한 학교체제 전환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모두 세 가지의 정책개발 영역(교육과정 체제 개편, 학교민주주의 심화, 미래형 학습환경 조성)을 설정한다.

 

 제2목표는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제도혁신’이다. 미래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식중심 교육과 입시중심 교육을 넘어설 수 있는 전향적인 제도전환이 필요하다. 즉 교육서비스에 대한 공적 전달체계 및 학력인정 방법, 그리고 대학입시제도 및 대학체제 전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정책영역으로 ‘역량중심 인사제도 개선’, ‘학교제도 개선’, ‘대학입시제도 개선’을 설정한다.

 

 제3목표는 ‘지원행정의 효율성 제고’다. 교육부장관과 교육감 간의 사무와 권한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학교현장에 대한 지원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재정의 현장적합성을 제고하기 위한 재정권한의 분권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구체적인 정책개발 영역은 ‘행정권한 분권화’, ‘교육재정 구조혁신’이다.

 

 제4목표는 ‘교육을 통한 통합기능 강화’다. 양극화와 교육불평등이 심해지는 미래사회에 대비하여, 교육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교육격차를 줄여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형평성 제고’, ‘문화적 다양성 포용교육 강화’를 하위 정책개발 영역으로 설정한다.

 

 그리고 정책추진 전략으로는 ‘혁신교육의 심화’, ‘학교와 마을의 연계 강화’, ‘교육주체 참여역량 제고’, ‘새로운 교육인식환경 조성’을 채택한다. 혁신교육 정책의 부분적인 성공을 전체 교육체제 전환 구상으로 연결시키고, 학생들의 유기적인 돌봄과 성장이 가능하도록 마을과 학교 간 협력적 연계체제를 강조한다. 또한 교육체제 전환 과정에서 교원과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 등에게 힘을 실어주어 역량을 강화시키는 교육권재민(敎育權在民)의 원리를 강조한다.       

 

 

7. 영역별 정책과제 (주요 정책)

 

 
 
 
 

8. 결 론

 4.16교육체제 비전과 정책과제 추진과 관련하여, 몇 가지 주목해야 할 점들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4.16교육체제 비전과 전략, 그리고 정책과제를 관통하는 교육적 신념과 가정(假定)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히고, 이에 대한 토론을 지속적으로 조직하는 일이 필요하다. 교육비전과 전략을 새롭게 설정하고, 정책과제를 제시하는 일은 교육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지배적 인식요소를 재정렬하는 일과 같다. 따라서 당대 교육질서에 대한 문제의식과 비전설정의 전제가 되는 교육적 신념을 공유하기 위한 조직적 노력이 중요하다.

 

 둘째, 초·중등교육 단계에서 경쟁의 논리가 아니라 공공성과 평등성을 우선시하고, 교육시장화가 초래한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연구진이 제안한 초등교육 이전 단계에서의 보육과 교육의 공교육화, 초등학교에서의 출발점 평등화를 위한 학교체제 전환, 고교 무상의무교육, 고교체제 개편, 학부모 학교 참여 휴가제 도입, 대학서열 해체, 지역중심 학습안전망 구축 등의 정책이 이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들 정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육재정을 충원하기 위한 범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초당파적 협의체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4.16교육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추동할 민·관·학 연합의 중간조직(intermediate organizations) 구성이 필요하다. 중간조직의 발달이 미흡한 상황에서 추진하게 되면, 집권적·권위주의적 자율화로 귀결될 개연성이 농후하다(안병영·하연섭, 2015: 398). 이런 점에서 학교와 가정, 마을, 그리고 행정청을 아우를 수 있는, 민·관·학이 참여하는 혁신 추진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넷째, 새로운 교육체제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이중과제의 조화로운 실행이 중요하다. 즉 미시적 혁신(교육과정 운영, 학생자치 문화, 교사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 학습돌봄체제 구축 등)을 지속함과 동시에, 교육행정과 교육제도 그리고 조직의 개편이라는 거시적 혁신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미시적 혁신이 현재적 모순 극복을 통해 ‘지금 여기’에 있는 교육주체들의 일상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거시적 혁신은 교육질서를 수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두 차원의 혁신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철학적 일관성, 논리적 일관성, 정책 간 상호연관성,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파급효과까지를 살필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중요하다. 정책조합으로 인한 차감효과가 나타나는 경우, 혁신 피로도는 말할 것도 없고 정책 불순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육행정청의 민주화도 시급하다. 새로운 비전과 전략 채택의 초점은 바로 한국 교육사회의 메커니즘을 전환하는 데 맞추어져 있고, 이를 위해 다양한 유도정책을 동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하지만 언급되지 않았거나 소홀하게 다루어진 과제 하나가 바로 민주적 교육행정청으로의 전환 문제다.

 

 4.16교육체제의 핵심이 민주적 교육질서의 구축에 있음에도,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정책 집행과정에서 지휘와 조율을 담당해야 하는 행정청의 민주화 수준이 정작 높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현장에 대해 민주적 운영을 촉구한다. 하지만 정책을 추진하는 방식은 민주적이지 않고, 그 내부에서 일하는 방식도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또 거버넌스 구성과 운영은 형식적인 측면이 강하며, 일상적인 작풍(作風)도 권위적 분위기에다 토론문화 수준도 낮다. 이런 조건에서는 행정청 본래의 기능은 소홀해지고 중앙집권적 통제경향이 점점 심해진다. 그리고 교육혁신은 관료적 실적 쌓기로 나타나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관련서류의 축적에 열심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개혁 허상’이 만들어지며, 다른 한편에서는 개혁에 대한 냉소주의가 확산된다. 요컨대, 직급 간에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행정청, 단위부서의 자율과 책임이 강조되는 행정청, 거버넌스를 통한 협치(協治)의 가치를 존중하는 행정청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관료사회에도 민주적인 태도와 가치를 직무윤리로 삼는 작풍이 진작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주로 행정청의 권력교체 시기에 단행되는 조직개편 작업은 단지 직제개편을 넘어 일하는 풍토를 어떻게 새롭게 할 것인가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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