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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칼럼] "국회의원님들 이런 예산 자랑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입력 : 2018-01-10 19:14: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민칼럼]

“국회의원님들 이런 예산 자랑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회의원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 관행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은 파주에서 뽑았지만 나라 전체를 위해 정책을 개발하고, 예산을 심의하고, 좋은 법안을 만들어 제출하고 통과시키는 것이 주 임무입니다.

지역구에서 표를 얻는 것도 마땅히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로 평가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역구에 선심성 예산을 끌어오는 것이 표를 얻는 중요 방편이 되었던 것이 현실입니다. 그 예산의 상당수는 정책적 고려 없는 쪽지 예산으로 편성되고 이런 쪽지 예산은 복지 예산, 교육 예산, 일자리 예산 등 반드시 필요한 정책 예산을 갉아먹는 종양과도 같습니다. 그리하여 예산결산위원회는 여야 상관없이 쪽지 예산을 많이 나눠먹을 수 있는 핵심위원회가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로 예산 심의 과정에서 겨우겨우 싸워서 4대강 관련 국토위 예산 몇 백 억을 줄였는데 예결위에서 쪽지 예산으로 국토위 예산이 몇 천억이 늘었다는 뒷얘기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우리 지역의 두 국회의원 분도 무슨 예산 얼마를 확보했다는 내용의 문자와 현수막으로 엄청 열심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지난 선거에서도 여야 상관없이 홍보물에는 지역 개발공약으로 채워져 개탄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 이런 것으로 지역구의 표를 얻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깨어있는 시민들이 말해야 합니다. 촛불 이전과 이후의 시민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예산확보관련 문자나 현수막을 보고 활발한 답문을 통해 바로 잡아줍시다.

저는 공무원과 정치인은 절대로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시민들의 의식과 참여만큼만 바뀝니다.

새해에는 의원들이 이런 예산 확보했다는 소식 듣고 싶습니다.


1. 반환된 미군기지 토양오염 재조사 예산확보

파주에 반환된 미군기지가 5개인가요? 토양 오염에 대해 농어촌공사 산하 기관에 맡겨 놓고  봉일천 등은 개발계획이 나와 있습니다.

반환된 인천 부평미군기지는 토양오염 조사결과를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를 끈질기게 해서 최근 환경부로부터 그 결과를 받은 결과 다이옥신 등 맹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던 것을 확인하고 오염 정화비용을 국방부가 부담하라고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토양오염물질이 뭐가 있었는지, 제거작업은 어떻게 했는지 전혀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건물을 짓고 택지개발도 하겠다고 합니다. 그게 안전한 집이 될 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주한미군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예산 922억 원이 확보됐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2. 중소사업장만이 아니라 농가에도 최저 임금 인상분 지원

지난 연말 마을 총회 갔을 때 새로 선출된 동네 임원들과 술 한 잔 먹는데 한 분이 제게 최저임금인상이 고용을 줄인다고 말했습니다. 과수농가는 농사일 바쁠 때 일당주고 사람을 쓸 수밖에 없는데 최저임금이 올라서 쓸 수 있는 인원을 줄여야 하기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영세사업장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금을 지원하듯이 영세농가에도 지원을 해야 합니다.

3. 자유로 및 통일로 등 국도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등 대형마트 주변, 발전시설, 소각장 주변 미세먼지 등 공기 질 조사 예산 확보

매년 도로건설 예산을 따왔다, 어떤 시설을 유치했다 하는 의원들의 자랑은 있는데 그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받고 있는 피해는 어떤지 알고 있습니까? 마땅히 공기가 좋아야할 도농복합도시 파주에 미세먼지와 악취가 그렇게 심하다는데 그 원인조사와 대책을 마련할 예산을 확보하는 데는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요?

4. 임진강, 공릉천, 문산천으로 흘러드는 지천의 오염원인 조사예산확보

지난 2017년 공릉천의 오폐수와 그로 인한 물고기 떼죽음은 그야말로 재앙수준이었습니다. 단언컨대 이는 문산천의 몇 년 뒤 모습일 것입니다. 임진강 어부님들은 지방하천이나 소하천에서 흘러드는 오염물질로 임진강 오염이 심각하다고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에 조사권한과 예산이 있지만 소하천은 파주시 예산으로 해야 하고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파주시는 소하천이 80여 개나 됩니다. 그 물들은 어떤 곳은 상수도로, 어떤 곳은 농업용수로, 또 어떤 곳은 물고기 등으로 우리가 먹는 물이기도 합니다.

5. 문산지역 홍수예방을 위해 우수관거 확충, 배수펌프장 확대예산 확보

홍수예방을 위한 것이라며 4대강 판 임진강 준설사업에 하마터면 2,5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부을 뻔한 것을 도시민과 농민들의 힘으로 막았습니다.

그런데 문산지역은 구조적으로 임진강과 문산천보다 지대가 낮기 때문에 여전히 홍수에 위험한 구역입니다. 문산지역의 홍수 대책은 임진강 준설이 아니라 동문천 등 지천 개선, 우수관거 확충, 배수펌프장 확대 등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국토부도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국토부는 홍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동문천을 개선하는 예산을 경기도에 내려 보내는 데는 인색한가 봅니다.

문산지역을 비롯한 임진강 중권역의 노후화된 우수관거는 90% 이상이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홍수 난 지 20년 가까이 되는데. 홍수예방책이라면서 한탄강댐, 군남홍수조절지 등으로 수조 원을 쏟아부었는데 홍수 원인으로 발표된 내용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문자로 날아드는 예산 확보 자랑, 거리마다 붙어있는 지역개발을 위해 얼마의 예산을 확보했다는 현수막을 보면서 마음이 불편해 눈을 감으려다 눈 똑똑히 뜨고 모두 다 사진을 찍어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예산에 관한 새해 바람을 적어봤습니다.



노현기

임진강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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