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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어디든 있다.

입력 : 2015-02-10 11:04:00
수정 : 0000-00-00 00:00:00

길 가다 본 포스터 한 장이 기쁜 마음을 주기도 하고, 버스정류장에 붙어 있는 전단지 한 장이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우리 삶터 곳곳에 자그맣게 숨어 있는 예술다움을 찾아 만끽하는 것도 세상 사는 맛이 아닐까?



산속 나무나 풀 이름을 알게 되면 그 생명을 만나는 기쁨이 더욱 커진다. 



그렇게 주변을 조금 더 신경써서 보면, 조금이라도 다른 것들을 찾을 수 있다. 



우리 주변에도 있는 듯 없는 듯, ‘정성’을 한 웅큼 덧대어 보는 이를 기쁘게 하는 것(작품)이 있다. 예술이 갤러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작가 이름은 없으나, 그 마음이 있다.



누군가가 보고 기뻐하고 감동했다면, 그건 이미 예술이 아니겠는가?



진짜 무상으로 나눔을 행하고, 일상에 감동을 덧대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삶이 예술이 되게 하라”는 말씀을 떠올리며.....



삶이 향기나는 것은 그 삶이 모두와 나누는 삶이기 때문이다.



예술이 바로 그런 것 아니겠는가?  



 



글·사진  | 임현주 편집국장



 





타이어 무사  



타이어 가게 앞, 타이어로 만든 무사. 야당사거리를 지키며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게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서있다. 볼 때마다 거리를 지키는 무사의 위엄이 당당하다. 단, 그 앞에 타이어 가게를 홍보하는 마네킹 아가씨와 인형은 작품 감상을 훼방한다.



 



 





커피발전소의 ‘정성’



커피발전소의 메뉴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주인장의 ‘정성’을 느끼게 한다. 모두 손으로 만든 것이다. 프로그래머에서 바리스타로 변신한 주인장만큼이나 커피발전소(줄여서 ‘커발’이라고 부른다)의 인테리어는 독특하다. 흔히 보기 어려운 생태관련 책들과 만화책, 이오덕 선생님의 글들을 여러 가지 모양의 탁자와 책장에서 볼 수 있다. 커발에는 똑같지 않은 탁자와 의자, 똑같지 않는 인생들이 모여 똑같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주인장 커피맛을 좋아하는 것은 똑같다.



 



 







꽃그림 메뉴판...



금촌시장 안 은행나무집 메뉴는 주인장 언니의 솜씨로 꾸며졌다. 



누가 자기 작품 위에 ‘화로닭발’이라고 쓰고 싶겠는가? 정성들여 그린 매화, 모란, 국화 위에 여러 가지 메뉴를 썼다. 오로지 동생의 장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꾸며진 꽃그림 메뉴판에서 사랑을 읽는다.



 



 





사람들이 오며 가며 부딪혔을 만큼 좁은 골목길 벽화



새말은 재개발 얘기가 나온 지 10년이 다 되어 간다. 골목길을 들어서면 한 집 걸러 한 집이 비어 있고, 빈 텃밭에 개만 묶여있기도 하다. 재개발되기 전까지 사람이 살아도 충분할 텐데....이렇게 사람이 떠나니, 골목길 느낌도 스산하다. 아이들과 사람들이 오며 가며 인사하고 떠들었을 골목길. 그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이 오가는 사람을 위로한다.



 



 





버스정류장에 눈사람



1월 19일 금촌교 버스 정류장에 서서 사람들 이목을 사로잡던 눈사람. 전날 꽤 많은 눈이 내리긴 했지만, 인적 드문 이 금촌교 버스정류장에 눈사람이 있다니! 도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마른 풀로 머리, 눈, 입에다, 환영하는 듯 흔드는 손까지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져서 출근길이 환해졌다. 부러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다음날 따뜻한 날씨에 길거리 눈은 다 녹아도 눈사람은 의젓했다. 그렇게 우리에게 기쁨을 주던 눈사람은 4일째에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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