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㊹ 임진나루

입력 : 2016-10-14 15:54:00
수정 : 0000-00-00 00:00:00


 




임진나루 가는 길의 고택식당

임진강 임진나루 가는 길에 어부가 천직이라는 시를 쓰는 어부가 한 분 계신다.

 

스치는 바람과 소리 없이 흐르는 강을 좋아하는 어부이며, 차가운 고요 위를 나르는 기러기에 봄의 전령을 맞이 하라는 임진강이 나의 어머니이며, 당신 속에서 태반에 있는 편안과 아늑함을 느끼는 어부이다.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 불효 어부인데, 하지만 자식 어부 지켜주시는 한없는 사랑에 말 못하는 어부이며, 그저 당신 속에서 뛰놀다 당신 품에 안길 어부라고 스스로 매일 말하는 어부가 바로 임진대가를 운영하며 어업채취권을 4개나 갖고 계신 이선호 어부님이시다.

 

이곳은 700년 전 고려시대 일성사라는 사찰이 있던 곳으로, 고택이 있는 위치는 대웅전 자리였다고 한다. 전주리씨 장천군파 후손들이 이 곳에 터 잡은 시기는 조선초기이며 이후 600년간 줄곧 이곳에서 자손대대로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식당건물은 25년 전 이사장님이 지으셨지만 주춧돌이 곳곳에 계단으로 여기저기에 있어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제철요리 참게매운탕,

참게범벅, 참게튀김

임진대가의 차림상은 모든 것들이 임진강에서만 나오는 것이다. 봄철이면 황복요리이고, 여름에는 장어가 별미이며, 하루가 다르게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 부는 깊은 가을에는 쏘가리와 참게 요리가 제격이다. 이 집의 참게 매운탕은 빠가, 메기, 잡고기와 참게를 듬뿍넣어 무시래기 넣고 깻잎, 부추 등의 야채를 넣어 푹 끓여내다가 수제비 넣어 한 소끔 더 끓이면 시원한 참게 맛과 메기와 잡고기들의 살들이 살살 퍼져 걸쭉한 국물에 쫄깃한 수제비까지 옆사람 얼굴을 돌아볼 여유도 없다.

 

또 다른 참게요리가 있다. 참게범벅, 참게 찜, 참게 튀김이 있는데 참게 범벅은 사장님이 개발한 이 집의 대표메뉴이다. 콩나물, 깻잎, 대파, 미나리를 넣고 된장, 고추장, 간장, 조청, 과일 열두 가지 재료를 넣은 특별한 양념소스와의 어울림은 참게만의 풍미와 감칠맛이 여간 예사롭지 않다. 참게튀김은 껍질은 바삭하고 부드럽다. 적지만 알찬 속살과, 노란 알들이 뜨거운 기름에 재빨리 튀겨내어 기름지지도 않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에 감동한다.

 

꼭 필요한 만큼만 잡는 어부

이선호 사장님은 진정한 어부이다. 임진강의 물고기를 잡아 이 곳에서 자란 건강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지만 늘 욕심부리지 않고 꼭 필요한 만큼만 더도 덜도 잡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한번도 내 자신과의 약속을 어긴 적이 없는 어부이시다.

임진강을 지독히도 사랑하는 어부님을 보고 문득 사춘기 시절에 심취했었던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아직 젊으신 이선호 사장님이 먼 후일에 더 멋진 임진강 어부로 남아 계시기를 바라는 마음일게다.

  





임진나루

주소: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리 8-21
전화: 031- 953-5174
시간: 연중무휴 10:00am-9:00pm
         쏘가리와 자연산 장어는 예약필수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