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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역사교실 제2부 ⑦ 금산리 민요

입력 : 2016-10-14 16:56:00
수정 : 0000-00-00 00:00:00

  

헤이리 마을 이름은 금산리 민요에서 

 

문화재 이름 - 파주 금산리 민요(경기도 무형문화재 33



▲파주 금산리 민요는 전수회관이 설립되어 체험활동과 전수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박중손 묘역에서 남쪽 방향으로 벌판의 논 건너 마을이 금산리다. 탄현면 금산리는 아직까지도 전통 민요가 전수되고 있는 마을이다. 우리의 수많은 민요가 산업화를 거치면서 점점 사라졌지만, 금산리 마을에는 농사를 지을 때 부르는 농요 외에도 장례 때 부르는 상여소리와 달구소리 등 다양한 민요가 전해지고 있다.

 

두레패가 중심이 되어 농요를 부르다

농요는 농사일의 고됨을 잊기 위해 부른다. 특히, 마을의 두레패가 이 논, 저 논으로 옮겨 다니면서 풍물을 치고 소리도 하면서 고된 농사일을 즐거움으로 바꾸어버린다.

 

“여보게들, 모 찌는(모를 한 움큼씩 모으는 일) 데 힘들지 않나?”

 

“내가 먼저 메길 테니, 모두들 받는 소리를 하게나.”

 

“세월아 봄철아 오고가지를 말어라(메기는 소리).”

 

“쪄었 네헤, 쩌었네. 모 한 춤을 쩌었네(받는 소리).”

 

두레패는 농사일을 공동으로 하기 위해 마을 단위로 조직한 농민 조직이다. 벼농사가 시작된 삼한 시대부터 조직되었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조선 후기에 조직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금산리 농요도 마을의 두레패가 중심이 되어 불리었다.

 

금산리 농요에는 특별함이 있다

농요를 포함하여 민요라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이 비슷비슷해서 노랫말이 유사하고 곡조도 유사하다. 그러나 고장마다 사투리가 있듯이, 노래에도 사투리가 있어서 발음과 창법에 독특함이 있다. 금산리 민요 중에 ‘헤이리 소리’의 받는 소리(후렴구)는 파주의 금산리에서만 들을 수 있는 독특한 소리로 정평이 나 있다.

 

어 헤헹 어 어엉 / 어 허어이 어허야 / 어러 리 소리는 / 농사꾼의 소리라(메기는 소리).

에 에 헤 / 에 허이 어 허 야 / 에 헤, 에 헤이리 / 노 호 오 호야(받는 소리)

 


▲경기무형문화재 대축제에 참여한 금산리 민요팀.

 

금산리 농요가 무형 문화재로 지정

그러나 광복 이후 농사일에 기계가 도입되면서 두레패의 규모와 역할이 점점 줄어들다가 현재는 사라지고 말았다. 두레패가 사라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농요를 부르는 일도 줄었고 두레소리가 전수되지 못했다. 다행이도 금산리 마을에는 추교현 금산리 민요 보존회 회장(파주에서 6호 참고)을 비롯하여 두레패를 경험한 농부들이 아직 남아 있어서 금산리 민요가 소멸하지 않았다.

 

1995년에는 파주문화원에서 금산리를 민요 보존 마을로 지정하였고, 2000년에는 경기도에서 금산리 민요를 무형 문화재 제33호로 지정하였다. 이를 계기로 2006년에는 파주 금산리 민요 전수회관이 설립되었다. 전수회관이 설립됨에 따라 체험 활동과 전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헤이리 소리’가 마을 이름으로 거듭나다

금산리 민요의 특별함과 독특함은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공동체 마을에도 영향을 주었다.

 

“우리 마을 이름을 무어라고 지을까?”

 

“금산리 민요 중에 ‘헤이리 소리’가 있는데 거기서 따오면 어떨까?”

 

‘헤이리’는 금산리 민요에 나오는 후렴구의 노랫말로서 특별한 뜻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감이 좋아서 마을 이름으로 정해졌다. 헤이리 예술인 마을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예술인들이 모여 갤러리·박물관·전시관·공연장·카페·레스토랑·아트숍 등을 운영하고 있다.


글 정헌호(역사교육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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