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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즐기는 파주 ⑦ 황포돛배나루 코스

입력 : 2015-09-24 13:12:00
수정 : 0000-00-00 00:00:00

자전거로 황포돛배나루에 가보자

 

 

평화누리길을 따라 반구정에서 율곡습지공원까지는 약 11Km, 그리고 황포돛배나루까지는 약 28Km 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욕심내기 딱 좋은 거리다. 그리고 황포돛배나루는 돛단 배가 제멋대로 상상되는 가슴 벅찬 곳으로 꼭 한번은 꼭 가 보고 싶었다. 그런데 때마침 파주시청의 ‘파주소식’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은 나의 기대감을 한껏 높여 놓았다.

 

7월 26일 일요일 아침, 황포돛배나루로 가기 위해 운정역에서 문산행 경의선을 탔다.(지난 호에서 화석정까지의 험난한 여정은 이미 소개한 바가 있으므로 경로는 생략합니다)

 

화석정 언덕을 넘어서 율곡습지공원 까지의 여정은 정말 고통스러웠지만 율곡습지공원을 지나면서부터는 정말 아름다웠다.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와 안내판을 따라서 금파1리의 장마루에 도착하기까지는 기분이 정말 상쾌했다. 이제부터 본론은 시작된다.

 

갑자기 포장도로는 사라지고 고라니나 다닐 법한 우거진 숲속의 계단길이 나타났다. 장마루라고 불리는 언덕이다. 비가 온 후라서 땅은 질퍽거렸고 그나마 길도 계단으로 이루어진 산속의 트래킹 길이라서 할 수 없이 자동차 길을 따라 ‘장마루’를 넘었다. 고개를 넘고나서야 자전거 길을 다시 만났고, 이렇게 자전거 길이 사라지고 계단이 나타나는 경우를 황포돛배나루까지 2번이나 만나게 된다. 그러니 이 코스는 자전거길이 아니고 도보를 위한 트래킹 코스가 정확한 것이다.

 

황포돛배나루까지 자전거로 가는 것이 험난한 이유는 언덕이나 산 뿐만 아니라 갑자기 등장하는 계단이다. 짧은 구간이지만 자전거는 들고 가야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황포돛배나루 직전의 마지막 구간

 

또 다른 어려운 점은 비포장 도로와 혼자 달리기에는 살짝 겁이 날 정도로 심하게 외진 길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편, ‘듸링거리길’ 같은 낯선 지명은 파주가 정말 국경도시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며, 농가주택에서는 큰 개들의 짖는 소리가 요란하고 개중에는 목줄이 풀려 나를 쫒아오는 녀석도 만났다. 다행히 낭패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황포돛배나루는 폭우에 쓸려온 쓰레기와 그 빈틈에서 물고기를 낚는 낚시꾼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대했던 풍경과는 너무 달라서 실망스럽고 허탈하기 그지없었다. 작고 아름다운 이 포구를 찾는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방치된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렇게 버려지기에는 너무 아까운 포구가 바로 황포돛배나루다.

 

▲관광객은 없고, 썰렁한 강에 낚시꾼들만 빈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TB 동호인이라면 그래도 한 번은 와봐야 하는 장소라고 생각을 한다. 험난하지만 그래도 황포돛배나루가 아닌가?

 

적당한 산과 언덕, 비포장길 그리고 진돗개와의 경주, 자전거를 들고 작은 산을 오르는 과정은 MTB가 주는 즐거움을 골고루 체험하게 해 준다.

 

아울러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임진각의 해넘이는 잊지 못할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누가 뭐래도 임진강에서 최고의 아름다움은 해가 지는 풍경이다.

 

▲돌아오는 길의 임진강. 임진강의 석양은 언제 보아도 일품이다.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30Km는 큰 의미가 없지만 이 코스에서는 절대 체력에 주의해야 한다.

 

험한 코스를 한 번쯤 도전하고 싶다면 황포돛배나루에 가보자. 그 전에 자신의 체력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숙련된 동호인들과 팀을 이뤄서 출발하기 바란다. 그리고 너무 늦지 않게 돌아와야 하므로 반드시 오전에 출발해야 한다. 안전한 라이딩을 기원한다!

 

 

글 허심(자전거를 사랑하는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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