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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협동조합협의회 탐방 <7> 파주녹색농업사회적협동조합

입력 : 2015-09-24 12: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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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를 지키는 일, 파주의 미래를 지키는 일

 

2011년 파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경영CEO과정을 이수한 10여 명이 뜻을 모아 파주녹색농업사회적협동 조합을 설립했다. 로컬푸드 소비활동 정착,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목표로 뜻을 모아 다양한 시도를 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지역의 농산물로 우리지역 소비자의 신뢰 형성을 통해 지역사회의 결합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했던 높은 뜻이 완전히 펼쳐지는 그날까지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파주녹색농업사회적협동조합의 황규찬 상무이사를 만났다.

 




▲매장앞에서 임진강생명평화축제 홍보를 하다.

 

전국 최초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인가 획득

15여 년 전에 귀농을 꿈꾸며 마련해 두었던 성동리로 거주지를 옮겼다. 서울로의 출퇴근에 몸과 마음이 지쳐가던 어느 날 황규찬(50) 상무이사는 다니던 금융기관을 그만두고 귀촌을 결심하게 된다. 파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경영CEO과정을 들으며 뜻을 모은 10여 명은 귀촌에 대한 황 이사의 결심이 충분히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는 확신을 가지게 했다. 2011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으로 의견들이 모아졌다.

 

협동조합은 조합원 공동소유, 민주적 운영, 지역사회 기여 등을 특징으로 한다. 투자자가 소유주인 일반회사와 달리 출자자인 조합원의 공동소유이며 모든 조합원은 평등한 권리를 지닌다. 사회적협동조합은 협동조합에 비해 공익적인 가치와 목적을 더 강조하고 있다.

 

파주녹색농업은 2013년 2월 13일 신규사업장으로는 전국 최초로 농림수산식품부 사회적협동조합 제2호로 설립인가를 획득하게 된다. 농업 생산자를 주축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조합원으로 모집하여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고자 했던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게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려는 모두의 높은 뜻을 걸고 ‘파주녹색농업사회적협동조합"이 출범했다.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가능한 매력적인 도시 ‘파주"

파주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농업 생산자와 소비자가 한 도시에 공존하고 있는 파주시는 서로에 대한 신뢰만 형성하면 공동체 결성을 통해 상부상조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갖추어져 있는 도·농 복합도시이다. 43만 파주시 인구와 100만 고양시 인구는 그대로도 훌륭한 시장이다. 파주녹색농업은 건강한 가치를 추구하는 농민들을 조합원으로 품으며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파주녹색농업사회적협동조합은 농업 생산자를 조합원으로 받을 때 품질과 가격 기준을 명확히 적용한다. 건강한 먹거리로 길러지고 있는지에 대한 현장 답사는 물론 농업에 임하는 자세가 지나치게 상업적인 농민의 조합원 가입도 경계하고 있다. 부자를 위한 고급 상품으로서의 농산물이 아니라 서민을 위한 건강식품에 초점을 맞추는 농민만을 조합원으로 받고 있다.

▲생산한 마늘을 직접 가지고온 심황섭 농민.

 

‘로컬푸드" 운동은 환경과 지역경제를 같이 돌보는 것

파주녹색농업사회적협동조합은 안정적 가격으로 농산물을 공급하는 것에도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유기농이라는 이름의 농산물이 비싸게 팔리면서 식품 시장에서조차 귀천이 갈리고 있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 유기농이라는 명패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소규모 농민들, 제 식구 먹을 것보다 조금 더 지은 농산물을 규정에 맞춰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로 등록하는 것에는 상당히 번거로운 과정이 따릅니다. 그러다보니 등록을 안 하는 경우가 많죠."

 

파주녹색농업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소량 생산 농민들이 주를 이룬다. 우리 딸네 보내고 아들네 가져다주고 남은 농산물들, 내 손자를 위해 정성스럽게 기른 작물들이 파주녹색농업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국가식량안보라는 거창한 말을 하지 않아도 우리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로컬푸드 소비활동의 정착이 매우 중요합니다. 내 집 앞마당에서 나는 푸성귀와 같이 내 지역에서 난 농산물을 믿고 살 수 있는 도시에 살고 있다는 건 커다란 축복이죠."

 

여차하면 생산자와 생산지를 확인할 수도 있는 로컬푸드 소비활동이 FTA, 기후변화 등 국제 식량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 전문가들은 말한다.

 

▲매장을 찾은 외국인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공동브랜드 만드는 것이 목표

현재 황 이사는 출판단지휴게소에서 작은 매장을 지키고 있다. 4년간의 실패와 경험을 바탕 삼아 안정적인 오프라인 매장의 필요성을 느낀 조합원들의 소망과 경기도의 협조를 얻어 마련된 가게다. 규모는 작지만 보림노지스틱(주)의 이철규 상무이사를 비롯해 직원들이 즐겁게 제 집처럼 꾸며준 아담한 가게다.

 

출판단지휴게소에는 4년 동안 힘든 시간을 함께 헤쳐 온 농민 조합원의 소중한 농산물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파주쌀과 파주의 자랑 장단콩, 민통선의 복숭아와 사과, 배, 집에서 정성껏 만든 누룽지도 나란히 줄을 맞춰 진열되어 있다.

 

"이곳은 파주의 관문이잖아요. 파주를 찾는 외부 관광객을 처음 맞는 곳이지만 파주를 상징할 만한 특별한 게 없는 거예요. 파주의 건강한 농산물로 파주의 온정과 품질을 알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고 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의 배움을 통해 황규찬 이사는 협동조합끼리의 협동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2014년 황 이사는 파주시에 소재하는 40여 협동조합을 모아 협동조합 협의체를 구성하였다. 외국의 사례에도 금융·제조·유통·지식부문에 속한 260여 협동조합 기업으로 이루어진 협동조합 그룹이라는 훌륭한 롤모델이 있다.

 

원대한 꿈과 가능한 실현 계획과 차근차근 실천해 가는 끈기가 황규찬 이사에게 있다. 언젠가 파주시민 모두가 파주녹색농업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마음으로부터 행복한 소비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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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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