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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이 움직인다. 지역적 실천이 없다면 가짜

입력 : 2015-06-26 12:48:00
수정 : 0000-00-00 00:00:00

‘지역’이 움직인다. 지역적 실천이 없다면 가짜



 



멀리 거창에서 언론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180명의 조합원으로 출발하여 6월 15일에 ‘한들신문’ 창간호를 발행했다. 그리고 곧 이어 춘천에서도 언론협동조합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미 85명의 시민이 모여 (가칭)춘천시민언론협동조합설립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런 소식은 우리 조합에도 기쁘고 신나는 일이다.



 



「파주에서」가 지역신문을 협동조합으로 시작할 때만 해도 ‘순창신문’과 부천의 ‘콩나물신문’만이 언론협동조합으로 있었을 뿐이었다. 지역에서 협동조합으로 지역신문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지역주민들의 힘이 커진다는 의미이다. 신문이 명실공히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만드는 장이요, 활동의 장이요, 경제와 다양한 네트워크의 장이 되고있다는 신호이다. 순천향대 언론학 장호순 교수의 말을 빌면 ‘그 지역에서만 만들 수 있는 단 하나의 재화와 서비스’가 바로 지역신문이다.



 



지금, 우리는 이념과 역사의 시대에서, 담론과 대안의 시대를 거쳐, 실천과 지역의 시대로 가고 있다. 해방전후로 우리나라 발전을 위한 여러 이념과 역사관이 있어왔고, 그것이 치열한 논쟁도 거치지 못한 채 분단이란 상황에 의해 정치적 균형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한 편이 한 편을 절대적으로 적대시하는 분열과 대립의 시대를 거치지 않을 수 없었다. 사회주의가 몰락한 후, 여러 가지 정책에 대한 담론과 대안이 꽃을 피웠다. 그러나, 시민없는 민주주의, 조직되지 않는 정치가 얼마나 무력한가를 민주주의가 급격히 후퇴하는 것을 보면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실천의 시대이다. 실천을 하려면 스스로 조직되고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지역이 단위가 되는 것이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라”는 말은 환경운동의 모토만은 아니다. 시민이 진정으로 주인이 되는 세상, 함께 잘 살고 행복한 세상, 자유와 평등과 민주주의가 꽃처럼 피는 세상은 지역이 살아 움직일 때 가능하다. 지역주민들이 조직되고, 여론을 만들고, 지역을 바꿔나갈 때야만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지역에 주목해야한다. 간디는 “인도에는 약 70만개의 마을이 있다”라는 문구를 반복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평화헌법은 자립적인 마을공동체를 중심에 두고 있다고 평가된다.



 



‘서양의 주류 국가론은 주권재민, 즉 주권은 인민에게 있다는 논리를 펴지만, 실제로는 이것은 어쩌다 행하는 선거에 참여하는 권리 이외에 구체적인 의미는 없다. 간디의 헌법은 주권 재민에 대해 다른 구조를 부여한 것이다. 주권은 ‘인민’이라는 막연한 존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확실한 조직, 즉 각각의 마을에 있다.’ ([간디의 ‘위험한’ 평화헌법]중에서)



 



이제 우리는 선거 때 투표하는 것만으로 주권을 떠들 것이 아니라, 일상의 생활에서 주권을 실현하는 지역 모임, 지역 살림, 지역 정치에 나서야 한다. 적어도 이제는 민주주의를 떠들면서 지역 현안에 침묵하거나 방조하는 것이 가짜라는 것은 명명백백해진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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