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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에세이>  "투표하셨어요? 어떤 이유로 그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셨나요?"

입력 : 2024-04-16 02:54:23
수정 : 2024-04-16 02:55:20

 <총선 에세이> 

"투표하셨어요? 어떤 이유로 그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셨나요?"

 

 

이번 선거에서 오랫동안 지지해왔던 정당 후보가 아니라 경쟁하는 다른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50대 남성을 만났다. 그는 보수정당 당원이었고, 지역에서 직책을 맡아 활동하던 열혈 당원이었다.

그는 자신이 뿌리내리고 살아온 지역이 쇠퇴하면서 매년 인구가 2천여 명씩 줄어들고 있다고 걱정했다. 빈 상점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노심초사, 어떻게 하면 다시 마을을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마을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것도 몇 사람이 모여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문제의식을 가진 정치인이 필요했고, 주민들을 대신해 입법을 하고 제도와 지원정책을 만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두 명의 후보자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후보자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직접 후보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제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후 두 후보의 현수막이 거리에 붙었다. 현수막에 쓴 공약이 주민들 의견을 수렴한 것인지, 헛구호인지 자세히 읽어보셨다고 했다. 두 후보의 공약을 보면서 누구에게 표를 줘야할지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하는 정당과 상관없이 과감하게 한 표를 행사했다.

아파트 공동체 활동을 하는 30대 주부도 이번에 마음먹고 사전투표를 했다. 두 후보자 모두 마음에 드는 정책을 내놓진 않았지만, 정당을 보고 투표했다. 마을공동체와 관련된 지원제도를 없애는 일을 했던 정당의 후보를 지지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다른 정당의 후보를 선택했다고 했다. 이번에 선택한 정당은 마을공동체와 관련된 입법 활동을 약속한 후보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네 커뮤니티에서 만난 20대 청년 예술가도 이번 선거에 거는 기대가 컸다. 유난히 자신의 활동과 관련된 이슈가 많았고, 어딜 가든 소란스러운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는 누구에게 투표를 할 것인지 정하기 전에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교회에 가는 차 안에서 부모님과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자주 찾는 동네책방에서 후보자들의 평가와 가십 등 온갖 정보를 취합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말을 다 믿은 건 아니다. 충분히 검토하고 고민할 수 있는 근거자료로 활용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 결과에 만족한다고 했다. 내가 선택한 후보자에 대해 제대로 알긴 어려웠지만, 지역을 잘 알고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듣는 정보가 꾀나 도움이 됐다.

지역에서 만난 유권자들 대부분 이번 선거를 통해 바꾸고 싶은 것이 있었다. 인구소멸 지역으로 꼽힌 마을을 살리고 싶었고, 공동체 활동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했다. 당선된 사람, 아쉽게 떨어진 사람 모두 절박한 시민들의 목소리에 꾸준히 귀기울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면을 빌렸다. 선거는 다시 돌아온다.

 

임민아 편집위원

 #1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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