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홍태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개성공단 이야기 ①

입력 : 2016-03-04 15:36:00
수정 : 0000-00-00 00:00:00

몸빼차림 여성 근로자들 의사들까지 봉제공장에…

 

 홍태표님은 1935년생으로 황해도 해주 출신이다. 1.4 후퇴때 남으로 내려왔다. 북에는 누님과 여동생 둘이 있어 항상 북쪽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강원일보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2005년 개성공단 첫 입주때 유공압용 패킹류를 생산하는 SJ테크의 고문으로 개성공단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숙식을 하며 10년을 지내다 2014년에 퇴직했다. 퇴직한 후 춘천에서 아들 딸 손녀들과 행복하게 노년을 보내고 계셨다.

 

 

 개성공단에서 홍태표님은 그냥 ‘할아버지’로 불리웠다. 이번호부터 개성공단 사람들 이야기를 홍태표님의 이야기를 빌어 전하고자 한다.

“처음에 들어갈 때 두렵지 않았나요? “

“고향이 황해도 해주여서 하나도 그런 거 없었어요. 고향땅 가까이 가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홍태표 고문님은 개성공단에서 10년을 일하다가 그만 두었다. 80세가 되어서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다.

 

“주로 그곳에 있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 씩 나왔어요.”

“개성공단 역사를 다 알겠네요.”

“그럼”

고향이 이북이어서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아 남들보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다른 게 많았다고 하셨다.

 

“우리랑 다르더라구. 그래서 놀랐어.”

“어떤 면에 놀랐나요?”

“우선 처음에 옷을 보고 놀랐어. 여자들 전부 백프로가 몸빼 였어. 외출복이지. 남자들은 작업복이고. 우리는 50명 근로자를 받았지. 그 때 면접을 봤어. 면접이라해도 우리가 직원을 뽑는 게 아니라, 배정된 직원을 점검하는 수준이야. 우리회사와 신원이 북한 사람들을 맨 처음 배정 받았어. 우리는 50명이고, 신원은 150명이잖아. 그러니 끝나서 신원으로 가서 지켜봤어. 그 중 한 사람에게 뭐하다 왔냐고 물었더니 의사였대. 쇼크 먹었어. 의사가 봉제공장 일한다고 온 거야. 의사인데 일 자리가 없어서 온거지. 놀고 있다가 온거야. 그런데, 나중에 알아보니 우리회사에는 의사가 3명이 들어와 있더라구.” <다음 호에 계속>

 

 

 

정리=임현주 기자

 

 

 

#35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