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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⑫ ‘집중’ 요구되는 ‘읽기’ 가부좌 자세로 읽어라

입력 : 2015-09-11 10:37: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집중’ 요구되는 ‘읽기’ 가부좌 자세로 읽어라



 





 



『나는 너를 책처럼 읽을 수 있어』 미국 육군에서 심문관으로 오랫동안 재직한 저자가 현장에서 사람들을 관찰하여 집필한 책의 제목이다. 책 제목처럼 사람들의 몸짓, 손짓, 눈빛, 표정을 읽어내면 입으로 하는 말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이를 ‘몸짓언어’라고 하는데, 가령 거짓말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순간 눈동자가 위를 향한다든지, 곤란한 상황에 처해서 불안할 경우에는 자기도 모르게 팔짱을 끼게 되는 것들이다. 소설 속 명탐정인 셜록 홈즈가 아주 잘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읽기’는 어떻게 가능할까? 집중(執中)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읽기가 가능해진다. 보통 무언가에 주의와 관심을 옴팡 쏟는 것을 집중(集中)이라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집중은 핵심(中)을 놓치지 않고 굳게 잡는 것(執)을 말한다. 현상 이면에 있는 실질(알맹이)과 마주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표정, 말투, 행동을 잘 살피면 마치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던 것들도 하나로 연결되어 ‘마음’이라는 실질이자 핵심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되는 것과 같다.



 



이처럼 집중하기 위해서는 우선 겉으로 드러난 형식적인 부분이 수많은 반복을 통해 완전히 익숙해져야 한다. 이 과정 속에서 행위의 밀도/순도가 높아지게 되는데, 이를 입류(入流)라고 한다. 형식이라는 흐름에 완전히 녹아들어 내가 그것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도 잊어버리게 되는 경지이다. 사물놀이패의 혼이 실린 연주가 바로 그것이다. 이 때 인체에서는 습(濕)이라는 수분 물질이 생성되어 척추 안에 있는 뇌척수액의 밀도/순도를 높이고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그래서 어떤 행위에 완전히 젖어들었다면 목이 마르지 않게 된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습기가 전신을 적셔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기’를 학습할 때는 뇌척수액의 흐름을 가장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반다리나 책상다리라고 불리는 가부좌 자세인데, 한쪽(혹은 양쪽) 발을 반대편 종아리나 허벅지에 올려놓고 허리는 반듯하게 펴게 되면, 뇌척수액의 흐름이 척추에 온전히 모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아래쪽 꼬리뼈에서 위쪽 후두부까지 차례로 뇌척수액의 밀도/순도가 높아지는데, 우리가 흔히 진정성이라고 하는 것들은 바로 이 뇌척수액의 밀도/순도가 어디까지 확보되었느냐로 판별이 가능하다. 역으로, 읽기를 통한 인체 수분의 순도가 얼마나 확보되었느냐가 그 사람의 진정성을 좌우하는 조건이 된다.



 



요컨대, 미각의 본 뿌리인 설근(舌根)에서부터 뇌척수액의 흐름과 진정성까지 아우르고 있는 핵심인 ‘읽기’. 이 읽기가 학습되면 아주 사소한 것들의 뿌리까지도 다 알게 된다. 사물의 마음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읽기를 통해서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오감학습으로서 ‘읽기’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개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글 카페 방하 봄동한의원 유창석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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