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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㉗ 왜 작심삼일일까?(5)

입력 : 2016-04-15 14:50: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흔들림 없는 마음 ‘정(丁)’… 작심 성공의 열쇠

 

 

 인터넷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누군가는 위계적, 지리적 한계를 초월하는 실시간 의사결정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상상을 했다. 당시에도 전화나 우편 등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없진 않았지만 대개 시간과 장소가 제한적이었고 대부분 일대일(一對一)이나 일대다(一對多)의 의사소통만 이뤄졌다. 하지만 그는 가상의 메일박스(지금의 이메일) 하나면 누구나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다대다(多對多)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그가 바로 스티브 잡스이다.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사건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한다. 그들은 누군가 이미 만들어 놓은 게임(판)의 규칙에서 벗어나 시대적 상황에 맞는 새로운 질서를 창조한다. 모두가 당연하고 옳다고 여기는 것들도 다시 새롭게 바라볼 줄 알며, 위기의 상황에서도 일의 목적과 방향을 놓치지 않고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전력을 다한다. 그야말로 제대로 작심(作心)한 인물들이다.

 

 이처럼 작심이 제대로 되면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매사에 자기의 소신 있게 행동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를 정(丁)이라고 한다. 정(丁)은 못이 박힌 모습을 본뜬 것으로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상징한다. 동의학에서 심장을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고 하는 것도 인체 내 신진대사의 리듬을 조절하는 중추이기 때문이다.

 

 이를 주한혈맥(主汗血脈)이라 하며 다양한 환경 변화로 인해 몸 안팎에서 발생하는 마찰열을 땀을 통해 조절하고 전신에 혈액을 고르게 공급하여 인체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

 

 이렇듯 심장이 군주로서의 역할을 할 때 자연스럽게 발휘되는 능력이 신명(神明)—예측가능성이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을 하나 둘 잘 대처하다 보면 자연스레 특징과 패턴을 파악하게 되며 나아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들도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이 예측의 범위가 어디까지냐에 따라 작심이 삼일이 될지, 삼년 아니면 평생이 될지 결정된다. 그래서 작심을 실현하는 열 단계 중 네 번째인 정(丁)과 그에 상응하는 심장(心臟)이 전체 과정과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심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게임 체인저들이 판 자체를 바꾸듯이, 심장이라는 엔진 자체가 달라져야 목표로 하는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심장은 어떻게 달라질까? 인지사고행동에 일관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획해놓은 일 이외에 다른 것들을 과감히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설령 계획한 것을 다 지켜내지는 못했더라도 자꾸 방해가 되는 것들을 조금씩 배제하려는 노력(일관성)이 지속된다면 적어도 작심이 흔들리는 일은 없게 된다.

 

 

 

카페 방하 봄동 한의원 유창석 한의사

 

 

 

#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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