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파주, 책을 나누다 - 출판사 돌베개

입력 : 2016-09-21 12:59:00
수정 : 0000-00-00 00:00:00

출판사 돌베개

파주에는 많은 출판사들이 있습니다. 자유로를 달려 문발동 파주출판도시에 들어서면 가로수마냥 출판사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돌베개는 출판단지 초입, 은석교사거리 근처에 있습니다. 돌베개 1층에는 널찍한 카페 ‘행간과 여백’이 있습니다. 평일 점심 무렵에는 단지 안 출판사 직원들의 사랑방으로, 주말에는 파주와 일산 등지에서 찾아와 책을 읽는 단골들의 책방 겸 쉼터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곳에는 돌베개가 펴낸 책들과 아날로그 음악과 맛난 커피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며가며 한 번 들러 쉬다 가십시오. 책과 더불어 삶의 행간과 생각의 여백, 그 틈을 잠시 엿보고 즐기시길. 돌베개는 그런 틈 같은 책을 만들려 합니다.

 

▲돌베개 전경
 

“책은 멀리서 찾아온 벗입니다”

‘돌베개’라는 다소 딱딱하고 무거운 느낌의 고유명을 편히 소개해보려 말머리를 길안내로 풀었습니다. 이제 ‘돌베개’라는 출판사의 연혁을 짧게 소개하렵니다. 『돌베개』라는 책이 있습니다. 일제하에서 학병으로 일본군에 끌려갔다가 탈출하여 광복군에 투신한 장준하 선생이 자신의 항일 역정을 기록한 책입니다.

 

이후 선생은 유신독재체제의 칼날에 맞선 반독재민주화투쟁에 앞장섰으며, 1975년 의문의 사고사를 당하기까지 재야 민주화운동의 지도자로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습니다.(파주시 탄현면에 장준하 선생 묘소가 있는 것 아시지요?) 1979년 여름에 창립된 출판사 ‘돌베개’는 바로 장준하 선생의 책 『돌베개』에서 따왔습니다.

 

▲지난 9월 3일 이소선 여사 타계 5주기에 출간한 『노동자의 어머니-이소선 평전』. 『전태일 평전』에 이어 아들의 뜻을 이어간 어머니의 생애를 담은 책을 펴냈다.

 

이처럼 ‘돌베개’는 조국의 해방과 민주화를 위하여 평생 거친 삶을 마다하지 않았던 ‘아름다운 사람’의 뜻과 길을 새기는 마음으로 출발하였습니다. 70∼80년대에는 『전태일 평전』,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등 인문사회과학서로 당대의 역사와 현실을 밝히는 책들을, 90년대 이후에는 한국학과 문화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돌베개 한국학총서’를 비롯한 ‘답사여행의 길잡이’, ‘테마한국문화사’ ‘우리고전 100선’ 등의 시리즈는 돌베개의 기획력과 편집 솜씨를 발휘한 책으로 많은 독자들의 손길을 받았습니다. 그 열매로 여러 출판 문화상을 수상하고, 출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몇 년간 ‘가장 신뢰하는 출판사’로 선정되고, 저자들이 가장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인문학 출판사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우리고전100선 시리즈. 현대적인 감각의 쉬운 우리말로 옮긴 우리 옛글. 격조와 깊이가 있는 우리 고전의 정갈한 상차림이 넉넉하고 맛깔나다.

 

돌베개는 그 이름만큼이나 견결하고 지향을 찾는 기획으로 단단하고 아름다운 책을 만들려 합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신영복), 『이것이 인간인가』 (프리모 레비), 『디아스포라 기행』(서경식), 『분노하라』(스테판 에셀), 『나의 한국현대사』(유시민), 『현앨리스를 찾아서』(정병준), 『전복과 반전의 순간』(강헌) 같이 깨어 있는 글로 시대와 독자와 소통하는 책을 이어가려 합니다. 돌베개 사옥에는 ‘책은 멀리서 찾아온 벗입니다’라는 고(故) 신영복 선생님이 써주신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멀리서 찾아올 벗을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돌베개가 오래도록 누군가의 벗이 되도록 파주로부터 따뜻한 책을 지어 찾아가겠습니다.

  

▲돌베개에서 펴낸 신영복 선생님의 책들. 언제나 깨어 있는 깊은 사색으로 서늘한 감동을 주는 ‘우리 시대의 스승’ 신영복이 남긴 책들.

 

돌베개는 그 이름만큼이나 견결하고 지향을 찾는 기획으로 단단하고 아름다운 책을 만들려 합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신영복), 『이것이 인간인가』 (프리모 레비), 『디아스포라 기행』(서경식), 『분노하라』(스테판 에셀), 『나의 한국현대사』(유시민), 『현앨리스를 찾아서』(정병준), 『전복과 반전의 순간』(강헌) 같이 깨어 있는 글로 시대와 독자와 소통하는 책을 이어가려 합니다. 돌베개 사옥에는 ‘책은 멀리서 찾아온 벗입니다’라는 고(故) 신영복 선생님이 써주신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멀리서 찾아올 벗을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돌베개가 오래도록 누군가의 벗이 되도록 파주로부터 따뜻한 책을 지어 찾아가겠습니다.

 

 

 

글 김수한 편집주간

 

 

 

#48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