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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21> 빗자루 이야기

입력 : 2017-12-28 1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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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자루 이야기



(사진 설명_텃밭에서 자란 댑싸리로 만든 빗자루)


방을 쓰는 빗자루와 마당을 쓰는 빗자루 부엌이나 화장실에도 제각각 빗자루가 있다. 군대서는 산에가서 싸리나무를 잘라다가 철사로 묶어 빗자루를 만들었다. 그런 날이면 고참들은 졸병들을 시켜 소주 보급토쟁에 열을 올렸다. 

오래된 싸리비는 불을 피워 뱀을 한 마리 구워 먹을 만큼의 모닥불을 만들어 냈다. 깨끗이 쓸어놓은 진입로로 뱀이 나타나면 잽싸게 달려가 잡아 철조망에 걸어 두었다가 구워 간식으로 먹곤했다. 맛? 쥐포 뼈째 먹는 맛이랄까? 

방을 쓰는 빗자루는 갈대꽃이 피기전에 올나온 꽃대를 뽑아말려 썼다. 머리카락도 잘 쓸어졌다. 수수를 수확하고 난 대는 울타리를 만들기도 하고 고구마 더미를 쌓는곳에 울타리로 사용했다. 열매가 달린 이삭부분으로 빗자 루를 만들어 부엌에 주로 사용했다. 이것도 오래 사용하면 화장실로 밀려나야했다. 

남쪽지방에는 대나무가 많아 대나무가지를 모아 빗자루를 만들었다. 마당을 쓸기에는 이놈이 대장이다. 또한 오래써도 잘 닳지 않는다. 다슬기를 까먹을 때도 탱자나무 가시 대신 대나무 빗자루로 지금의 이쑤시개처럼 활용 했다. 여름철 푸르름을 한껏 자랑하며 빗자루로 쓰이는 것이 있었으니 댑싸리다. 괜히 싸리란 이름이 붙은 것은 아니다. 싸리나무처럼 신장이나 방광염 등에 좋은 약재로도 쓰인다. 마당은 얼마나 잘 쓸어지는지 임금님 사시는 궁월을 쓰는데 댑싸리 빗자루가 쓰였을 것이다. 

텃밭에 한번 심으면 댑싸리는 해마다 푸르름을 선사하고 가을이면 다시 씨를 떨구고 빗자루가 되어 자기몸을 남을 위해 쓴다. 손님이라도 오기전에 깨끗이 쓸어진 마당을 보면 기분까지 깨끗해진다.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하 게 씻어줄 댑싸리 같은 사람을 기다려본다. 말이 아닌 실천하는 정치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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