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시민릴레이 맛집 탐방 (24) ‘설기랑 커피랑’ - 그림같이 멋지고 맛진 떡을 만든다

입력 : 2021-04-27 08:54:35
수정 : 0000-00-00 00:00:00

시민릴레이 맛집 탐방 (24) 설기랑 커피랑

 

그림같이 멋지고 맛진 떡을 만든다

 

 

 

 

그림속의 떡이란 말이 있다. 그림으로 그려놓은 떡은 먹을 수가 없다는 아쉬움의 표현으로 쓰는 말이다. 그러나 그림이 된 실제 떡을 맛볼 수 있는 곳이 파주 금촌에 있다. 그림이 되었다는 뜻은 떡이 그림 같은 멋과 예술성을 가졌다는 뜻이다. 맛도 좋고 그림(디자인)도 좋다는 설기랑 커피랑가게를 방문했다. 때마침 주인 이남숙씨(56)가 하얀 백설기와 진달래 꽃잎으로 떡을 만들고 있었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맑은 웃음으로 이조시대 여인을 떠올리게 하는 이남숙씨. 부지런히 손을 놀리며 30분 지나면 떡이 나오니 기다리라 했다.

그녀가 떡을 시작한 것은 15년전 부터다. 파주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했던 농업인대학과정에서 1년 동안 최순자 떡 명인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처음엔 취미로 식구와 지인들을 위한 생일케익이나 디저트 떡을 만드는 정도였다. 그리고 파주와 운정 Mom Cafe에서 떡을 가르쳐주는 재능기부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10명씩 묶어 떡 제조기술을 가르쳐주었고 지인들의 관심들이 더 커지자 5년전부터 떡 집을 운영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남숙씨는 SNS를 잘 이용하는 편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에 그녀가 만들어 온 여러 가지 떡들의 사진을 올려 자연스레 떡 홍보도 하고 주문도 받는다. 그간 주로 파주 김포 고양 서울 등지의 손님들이 주요 고객들이었지만 요즈음은 먼 곳에서도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그녀가 만드는 떡은 정말 맛있게 입소문이 났다.

30분 기다려 그녀가 떼어준 떡 한 조각을 베어 먹는 순간. 바로 이거란 생각이 들었다. 떡이 커피와도 어울린다는 그녀의 말을 들었지만 뭔가 다른 음료가 없는지 물었다. 그녀가 내온 차는 양주에서 꽃잎 차를 만드는 분이 보내온 삼경차였다. 삼경차는 뽕 잎, 감 잎, 은행 잎을 합쳐 만든 차다.

자극적이지 않고 맛이 편안하다. 한 모금 마신후 김이 살며시 올라오는 떡 맛을 보았다.

 

 

 

달지 않고 원재료의 풍미가 살아있다.

일단 떡이 달지 않았고 씹는 식감이 참 좋았다. 씹을수록 원 재료 자체의 맛이 살아나 자극적인 빵맛에 길들여진 내 혀의 돌기세포를 재생시켜주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설기랑 커피랑에서 만드는 떡은 크게 나누어 멥쌀로 만드는 설기종류와 찹쌀로 만드는 찰떡종류로 대분할 수 있다. 하지만 손님들의 요구사항에 맞추어 그때 그때 떡을 만드는 주문생산을 하다 보니 떡의 종류는 자꾸 늘어가 대충 잡아도 20여종이 넘는다. 행사를 위한 예단 폐백떡, 백일 세트 떡, 모양 송편, 구름 떡, 이바지 떡, 시루 떡, 커피 떡 그리고 생일케익 떡 등이다. 식재료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듯 제각기의 표정이 살아있는 떡을 만든다. 이 집 떡 맛의 비결은 단순하다. 좋은 재료에 정직한 방법으로 정성을 다해 만든다. 그러니 우리가 보통 시장 통에서 많이 팔고자 만드는 떡하고는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

 

 

신선한 재료와 떡에 맞는 쌀을 찾는다.

햅쌀, 잡곡, 채소, 과일 등을 로컬에서 구매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도 이중 하나다. 다른 팁이 있다면 재료들을 빻는 도정과정에 있다고나 할까? 이남숙씨는 지금까지 방앗간을 5번 바꾼 후에야 자신이 원하는 분말상태를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분말상태에 따라 떡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쌀 이야기인데 그녀는 일반적으로 햅쌀이 좋은 떡을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떡 종류에 따라 그 떡에 맞는 쌀을 찾는 게 중요하다15년에 걸친 그녀의 알아챔을 소개한다. 이 집 떡은 싸지 않다. 호박백설기 1쪽이 2천원이다. 그러나 이 집에서 떡을 가져다 먹는 사람들은 떡 값을 인정한다. 이 집 떡은 예쁘다.

 

 

제 떡을 좋아하시는 분들과 소통하며 오래도록 만들고 싶을 뿐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는 옛말을 그대로 실천하는 집이다. 그래서 동종업계 사장님들도 디자인을 배우고 싶다고 찾아오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또 최근에는 카카오채널을 통해 설기랑 커피랑과 자신이 만드는 떡을 소개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제가 만든 떡을 좋아하시는 분들과 소통하며 오래오래 떡을 만들고 싶을 뿐이라며 지금같이 떡 만드는 즐거움을 뺏어갈 만큼 바빠지는 것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욕심 없이 즐겁게 떡으로 작품창작을 해나간다면 그게 예술이지 않겠는가? 이남숙씨의 밝은 미소가 예술가의 그것이었다.

 

경기도 파주시 가나무로 97, 1

주문 및 문의 : 010 8909 8881, 홈페이지 http://seolgirang.com/shop

인스타 페북: nslee0425 카카오채널: 설기랑 커피랑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