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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중딩의 같잖은 문화 리뷰 < 3 > 책, 리버보이

입력 : 2015-03-11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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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읽는 잔잔하고 조용한 책, 리버보이



 





 



내가 좋아하는 책들은 보통 긴장감과 허구성이 담긴 추리 소설이나 SF 판타지 소설이다. 청소년 문학 중에서도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들처럼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종류도 다양하고 여러 가지지만 일단 슬프고 따뜻하며 감동적인 이야기를 계속 찾아 읽지는 않는다는 얘기다.([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던가 [연어]도 권장도서여서 반강제로 읽기 시작했다. 물론 재밌기야 했지만 나서서 읽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내가 3년 째 찾아 읽는 잔잔하고 조용한 책이 있다.



 



 처음 이 책을 읽은 건 초등학교 6학년 여름 때였다. 여름방학이 시작하고 나는 밤과 낮이 거의 바뀌었다. 다들 잠든 여름밤에 할 일 없이 무료해서 책장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화려한 책 하나가 눈에 띄었다. 제목은 ‘리버보이’였지만 표지에 그려진 건 소녀였다. 그냥 한 번 읽어볼까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새벽까지 책을 다 보게 되었다. 분명 활동 범위도 좁고 커다란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갔는데 왠지 읽는 걸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후로 잠이 오지 않거나 조용히 있고 싶을 때 찾아 읽는 책이 되었다. 주로 밤에서 새벽이 되는 시간에 읽는다. 



 



 물과 수영을 좋아하는 열다섯 살 제스와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가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인데, 그곳에서 할아버지는 소년이 없는 소년 그림을 그리고 제스는 한 소년을 만난다. 특별할 것 없이 자잘한 사건들로 이루어진 나날이었지만 할아버지의 위태로움과 제스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이해되서 신기했다. 표현도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하고 단순했지만 감정은 세세하고 자잘하게 전달된다. 슬프다는 표현 없이 슬퍼하고 괴롭다는 표현 없이 괴로워하는 인물들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꼈다. 청소년인 주인공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내 또래 아이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지만 사실 누가 읽든 좋은 책인 것 같다. 읽다보면 제스의 감정과 함께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은현 (중3) 「파주에서」 Teen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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