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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협동조합협의회 탐방 <2> 전국이사업협동조합을 찾아서

입력 : 2015-03-31 10:05:00
수정 : 0000-00-00 00:00:00

포장이사 만족해 보셨나요?



 



 




 





평균적으로 사람은 평생에 세 번 이상 집을 옮긴다고 한다.



그때마다 직접 짐을 싸서 트럭만 빌리든 포장이사를 이용하든 한 번 이상은 이사짐 업체를 이용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만족스런 이사를 하기위해 견적을 비교 하고 인터넷 후기를 읽고 업체를 선정하는 공을 들이지만 만족하기는 쉽지 않다.



 



70%만 만족해도 잘 한 이사



열 번 가까운 포장이사를 하고 한 번도 만족해 본적이 없다는 말에 전국이사업 협동조합의 이정우 조합장은 이렇게 말했다.



“100% 만족스런 이사는 없어요. 70%만 해도 잘 한 이사로 봐야죠. 이사는 나가는 돈이 빤해요. 5톤 트럭 한 대와 남자 3명에 여자 1명 기본이에요. 남겨봤자 7~10만 원인데 특히 너무 싼 업체를 쓰면 경력 없는 사람들을 쓸 수밖에 없어요.”



 



프랜차이즈 가맹 이삿짐업체는 적지 않은 광고비와 가맹점비, 주문 수수료를 본점에 지불하고도 수익을 내기위해 값싼 인건비와 자재에서 원가를 절감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정우 조합장.



 



이삿짐 나르다 만든 협동조합



파주와 일산에서 이사업을 15년 이상 해 온 다섯 명의 이사업체 대표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잘 통하는 사이였다. 그들은 왜 협동조합을 만들게 되었을까?



 



“우리는 형님 동생하는 친한 사이였어요. 대형 프렌차이즈에 대항해서 작은 업체가 살아남으려면 투명하고 특화된 이사 견적 시스템을 갖추고 좋은 품질의 이사 서비스를 적정한 가격에 제공해야 하죠. 그러려면 업체를 알리려는 광고 홍보가 중요한데, 개인으로는 부담이 너무 커요. 그래서 2014년 4월에 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멀리 내다보고 협동조합 이름도 ‘파주이사업협동조합’이 아니라 ‘전국이사업협동조합’이다.



“파주시는 군부대도 많고 필립스, 출판단지 등 수도권 외곽지역으로 공장 단지가 많아요. 화물 운송 차량이 많지요. 장기적으로 화곡동이나 고속버스 터미널같은 화물운송터미널까지 내다보며 일하고 있어요.” 이들은 협동조합으로 지역사회 화원과 사회 기여에 대해서도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지금은 시작단계라 부족하지만 지역내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들을 후원하고 상근직 직원은 장애인을 고용하고 싶어요”



 





▲협동으로 짐을 나른다.



 



진상 고객과 진철 고객



그동안 겪은 진상고객은 없었냐고 물었더니 장식장에 본인도 몇 개인지 모를 술병을 취미로 모아 놓고 100년 먹은 더덕주가 없어졌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람과 작정을 하고 흠을 잡아 이사비용을 떼먹는 고객들도 있다며 사람살이가 어디서나 비슷하다며 웃었다.



 



무거운 냉장고나 장롱을 스크레치 하나 없이 몸 전체에 힘을 분산시켜 옮기는 일은 보통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사일을 하는 사람들은 3D업종이지만 나름 그 분야에서는 오랫동안 일해 온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사람이다.



 



“보통 일하시는 분들에게 음료수 캔을 사 주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차라리 아침에 적은 액수라도 잘 부탁드린다면서 현금을 주시는 게 좋습니다. 일하시는 분들은 자기 집의 소중한 물건을 치우고 정리해주는 일에 대해 집주인이 이 정도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여기고 그날 맡은 이사짐에 대해 남달리 생각하게 됩니다.”



 





▲실내 짐정리는 바닥과 기스에 주의해야 한다.



 



경제적 가치 뛰어넘는 상생의 협동조합



농부가 비옥한 땅에서 좋은 농산물을 거두듯 청소, 경비, 생산노동, 간병, 이사 등 우리 삶을 지탱하는 데 꼭 필요한 일들이 정당하게 대우받을 때 건강하고 비옥한 사회적 토양이 마련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몸일 하는 분들을 무시하며 너무 싼값에 후려서 이사를 하지는 말자.



 



연대와 신뢰라는 사회적 가치가 성장, 이윤, 경쟁이라는 경제적 가치에 압도 당하지 않는 사회적 경제 시스템의 하나로 꿈꾸는 협동조합.



 



협동조합이 잘 되려면 어쩌면 젊은 전국이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에 해법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도움이 필요할 때 서로 도와주면서 가야지 일도 재밌고 사업도 잘되는 것 같아요”



 





▲이사업협동조합의 조합원들.



 



 



갈현리 정연희 (grabida@naver.com)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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