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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이야기

입력 : 2016-01-11 13:02:00
수정 : 0000-00-00 00:00:00

공동체주택을 꿈꾸는 전세난민을 위한 안내서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이야기

 

하늘로 치솟는 전세값, 집값에 맞먹는 전세값 때문에, 대출로 집을 마련하지만 금리가 심상치 않다. 120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 내 집 마련의 꿈은 멀어지고, 집을 마련했어도 이자 갚느라 월세신세인 하우스푸어가 늘고 있다.

여기, 서울시 공동체주택 시범사업인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를 찾아 대안을 찾는 워크숍이 있어 소개한다.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서울시 사회적 경제아카데미 교육과정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된 워크숍은 4개 강좌로 구성됐다. 전세난민의 입장에서 공동체주택을 짓는 건축주가 된다면 무엇을 어떻게 알아보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학습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평가이다.

<편집자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소행주' 5호.

 

서울시 공동체 주택 시범사업-‘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공동체주택은 임대형, 자가소유형, 공동출자형, 리모델링형으로 나뉘는데,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5호는 이중 임대형으로서 8가구가 입주했으며 40년을 기본으로 최장 50년 거주할 수 있다. 평수에 따라 월 토지임대료를 토지소유주인 SH공사에 납부한다.

 

첫 번째 강의는 한정운 소행주 실장이 서울시 공동체주택 시범사업으로 건축된 마포구 서교동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5호를 안내했다. 소행주는 2011년 4월 성미산 1호 완공을 시작으로 서교동 5호까지 입주가 완료되었다. 내년에 6호, 7호가 완공될 예정이고, 현재 화곡동 9호가 설계 중이다.

 


▲'소행주'의 내부를 견학하는 시민들.

 

참여 설계, 입주 전 이웃 맺기

한정운 실장은 “공동체주택은 입주자를 먼저 선발하고 입주자들이 함께 설계하며 입주 전에 이웃을 맺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실제 집을 지어보면 사람이 아니라 법이 집을 짓는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규정을 맞추다보면 자투리 공간이 나오는데 갖가지 아이디어가 나온다. 입주를 끝낸 소행주 5호까지 똑같은 설계가 하나도 없다. 5호 입구에 마련된 세대별 신발장도 이런 결과물이다.”

 

커뮤니티 공간, 함께 쓰고 나눠 쓰는 공유공간도 공유주택의 특징이다.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정기적으로 입주자들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고, 각종 모임활동을 벌인다. 공유공간에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캠핑용품, 공구, 여행가방 등이 보관돼 있다. 옥상에 정원을 만들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이중단열 시공은 기본이다.

 


▲'소행주'의 옥상을 살펴보고 있다.

 

입주자간 갈등? 걱정 말아요

그렇지만 공동체주택의 본질적 요소는 참여형 설계, 공간 배치보다 함께 사는 사람과의 관계이다. 한 실장은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입주자들은 주택건축의 모든 과정을 함께 하며 관계를 맺는다. 이후 필요에 따라 취미 활동도 하고, 대소사를 챙긴다. 역할을 나눠 건물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이다.

 

“살면서 발생하는 이웃과의 문제를 많이 우려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문제를 막아보자고 공동규약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지 말 것을 권한다. 지금까지 소우주 입주자들을 봤을 때 걱정하는 만큼 갈등이 많지 않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토지임대료는 부담되는 부분이다. 소행주 5호의 경우 평당 건축비는 530만원이었고, 88평 대지에 대한 월 임대료는 2720만원이다. 8가구가 입주했으니 가구당 평균 34만원에 해당한다. 한 실장은 “공동체주택 사업이 더욱 활성화되려면 토지임대료가 내려가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수도권 도시에 공동체주택을 지을 경우 임대료 부담은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즐거움이란?

두 번째 강의는 소행주 1호 입주자인 윤상석 공존플랜 대표가 맡았다. 윤 대표는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즐거움이란?’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 대표는 먼저 “공동체주택일수록 오히려 사생활이 보호된다”며, “입주자 모두 잘 알기 때문에 집에 들어가는 순간 포근한 안정감이 생긴다.” 윤 대표는 “나만 다르다고 생각하는 게 필요한 마음가짐”이라며 “이러면 내가 맞춰보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관심. “관심이 없으면 함께 사는 게 즐겁지 않다. 관심이 있어야 친해지고 즐거울 수 있다. 남을 생각하는 배려가 아니라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자기만족을 위한 배려는 잔인할 수 있다. 진정 남을 위한 배려를 위해서는 관심을 갖고 상대방에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살펴야 한다.”

 


▲공동체주택 워크숍 기념촬영.

 

<응답하라 1988>에는 정겨웠던 골목과 이웃들의 풍경이

두 번째 공동체 주택 실천워크숍은 12월 21일에 열렸다. 류현수 소행주 대표가 ‘공동체주택의 시작, 토지 선정과 건축 설계’를 주제로 토지선택, 도면 설계 등 건축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한정운 실장이 교육 참가자들로부터 공동체주택에 대한 계획을 듣고 조언을 해주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는 정겨웠던 골목과 이웃들의 풍경이 담겨있다. 미처 저녁 반찬을 준비 못했어도 이웃에서 건네준 반찬으로 훌륭한 밥상이 차려졌다. 공동체주택에서는 그릇을 들고 이집 저집 드나들 필요는 없으리라. 커뮤니티 공간에서 함께 먹자고 하면 될 테니.

 

한동안 끊어진 이웃의 정을 담아내는 공동체주택이 전세난민들에게 포근한 안식처가 되길 기대한다.

 

 

글 손인수(벼리커뮤니케이션 책임에디터)

[출처] 공동체주택을 꿈꾸는 전세난민을 위한 안내서

작성자 서울특별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세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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