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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쿠팡 이래도 되나? 16,540명의 블랙리스트,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입력 : 2024-02-22 04:41:06
수정 : 2024-02-23 07:02:03

<기자수첩> 쿠팡 이래도 되나? 16,540명의 블랙리스트,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출처 : MBC)

 

지난 213일부터 MBC가 쿠팡의 블랙리스트의혹을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쿠팡이 취업 제한을 목적으로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서 일했던 16,540명의 노동자 명단을 엑셀 파일로 관리했다는 것이다.

 

쿠팡의 블랙리스트 관리

이 파일은 20179월부터 202310월까지 작성된 것으로, 이름·연락처·근무지 등 개인정보와 함께 폭언, 욕설 및 모욕’, ‘정상적인 업무 수행 불가능사유가 적혔있었다 한다. 이 중에는 쿠팡의 근로조건을 파악하기 위해 1일 취업을 했던 이탄희 국회의원, 기자들 100여명 등 다수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탄희 국회의원은 근무지이탈을 이유로, 기자들은 내부정보 외부유출’, ‘회사 명예훼손’, ‘기밀정보 유출’, ‘허위사실 유포등이 이유였다.

 

MBC홈페이지에 명단 전체 공개

이 보도가 계속 나오면서, 이 사실을 입증하는 다양한 증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은 쿠팡의 우수사원이었는데, 물건 하차 작업도중 다리가 다쳐서 산업재해 처리를 한 이후, 여러차례 구직요청을 했는데 단 한 번도 취업되지 않았다는 사람, 여름철 작업 현장이 덥다고 불만을 표했던 사람, 마감시간 즈음에 빨라지는 출고 물량을 따라잡지 못했던 사람 등등이 있었다.

MBC가 리스트 전체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 그동안 취업이 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확인하고 분노하는 글들이 SNS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

 

간단한 취업절차, 젊은이들 취업경로

쿠팡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쿠펀치앱을 이용하여 물류센터에 필요한 물품 포장, ·하차 등을 하는 일용직·계약직 노동자를 바로바로 뽑는다. 지원서에 이름, 휴대전화번호,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실거주지 등만 적어 입사 신청만 하면 별도의 면접 절차 없이 곧바로 일할 수 있다. 취업절차가 간단하고, 야간작업시 할증이 되므로 대학생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쿠팡 측은 MBC의 보도가 허위사실이라며 쿠팡 블랙리스트 전체를 올린 MBC 웹사이트 폐쇄를 법원에 요청하고, 명예훼손으로 소송 등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선다고 했다.

 

취업 제한법에 의해서만 가능

쿠팡의 16,540명의 엑셀파일은 취업 제한을 위한 명단이므로 명백한 블랙리스트이다.

일반적으로 취업 제한은 범죄를 저지른 경우 일정 기간 취업을 막거나, 성범죄 전과자를 아동 및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 등에서 10년까지 취업을 제한하거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라 5억 원 이상 돈을 빼돌리거나 불법적으로 이득을 취한 경우 범죄관련 기업에 취업을 못하게 하거나, 징역·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뒤에도 몇 년 동안 제한을 두는 등 법으로 정해져있다.

위와 같은 법적 기준 외에 사기업의 취업제한은 엄연한 불법이다. 사기업의 블랙리스트는 기업 내부에서 비공개로 작성하는 것이고, 기준이 기업별로 모두 다르기 때문에, 사기업의 취업제한을 허용하게 되면 성별, 인종별, 학력별, 지역별 또는 육아, 자녀돌봄 등의 기준으로 취업을 제한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더구나, 노조 결성, 노동환경 개선 요구, 불만 토로 등도 취업제한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쿠팡의 블랙리스트, 그냥 둘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딸도 쿠팡에서 일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쿠팡에서 일한다. 이와 같은 불법을 눈감고도 청년미래를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2024214[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쿠팡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및 엄정 수사를 촉구 및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 접수하고, 해당 리스

트에 등재된 피해자들을 모아 쿠팡을 상대로 집단 고소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예고했다.

취업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져야 한다. 젊은이들이 가장 크게 분노를 느끼는 지점이 불공정이다. 국회의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장관의 딸이라는 이유로 쉽게 취직하는 것에 분노하는 만큼, 부당한 기준에 의해 자신의 취업이 제한된다는 것 또한 젊은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문제이다.
이번 22대 총선에서 이 문제가 이슈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오늘, 혹시 아파트 문앞에 쿠팡에서 배달해온 무언가가 있다면... 취업난에 시달리는 창백한 젊은이를 떠올려보시길.....

 

임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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