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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하에 핀 마을 사람들의 노래 꽃 - 우리마을 합창단 '파노라마'와 은평구 두레생협 합창단 '선물'과 합동 공연

입력 : 2019-12-09 07:58:33
수정 : 0000-00-00 00:00:00

교하에 핀 마을 사람들의 노래 꽃

- 우리마을 합창단 '파노라마'와 은평구 두레생협 합창단 '선물'과 합동 공연

 

 

교하신도시의 주민들로 구성된 혼성합창단 파노라마가 지난 1130(), 공식적인 첫 공연을 펼쳤다. 사실 파노라마는 창단 5년 차의 마을합창단으로 파주의 시민사회에는 널리 알려져 있다. 세월호 1주기 추모공연을 시작으로 지역의 크고 작은 문화행사에 자주 초대를 받기 때문이다. 파노라마의 창립취지는 보다 즐거운 마을살이에 있기 때문에 대외활동은 자제하는 편이어서 공식적인 공연은 이례적이었다.

 

파노라마는 2015년에 창립되었다. 세월호를 추모하면서 만난 마을 남자들이 퇴근 후에 맥주 한 잔을 하고, 당구도 치고, 노래방에 몰려 다니다 다소 소비적인 만남이라는 아쉬움을 느끼던 차였다. 이때, 합창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고 가족과 마을의 지지 속에 탄생하였다. 지속 가능한 행복의 길을 찾은 것이다.

 

 

너무 못해서 지도편달이 필요하겠구나, 그래서 여성들이 참여했죠.” 소프라노를 담당하는 박은선님이 활짝 웃으며 말한다. 파노라마는 지휘자가 없는 합창단이다. 조형근씨(파노라마 단장)의 기타 반주로 5년을 버텨왔다. “지휘자 선생님이 딱 1시간 마사지를 해주셨을 뿐인데 우리 노래가 달라졌어요.” 라고 조형근씨가 반색하며 말한다. 지난 토요일 함께 공연했던 성미산의 합창단에는 무려 지휘자라는 분이 계셨고 이번 공연을 위해서 특별히 파노라마에 2번의 지도를 해주셨다. 지휘자가 있는 합창단과 없는 합창단은 정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파노라마의 태반은 악보를 모르는 단원들이지만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 일종의 집단지휘(?)체제 합창단이다.

 

 

이번 공연은 파노라마의 첫 데뷔 무대이기도 하지만 마포구 성미산의 두레생협합창단 선물’(이하 선물)과의 합동 공연이기도 하였다. 선물은 창단 9년 차로 이미 여러 차례 크고 작은 공연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합창단이다. 서울 사람들에게 당했어요! 입장하는 순간, 복장부터 우리와 다르더라구요, .하하하하~~” 첫 데뷔 무대를 마친 조형근 단장의 평이었다. 하지만 아쉽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지휘자 선생님을 중심으로 연습하고 수 차례의 공연을 통해서 노하우를 쌓은 팀과 나란히 공연했다는 자부심과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확연히 묻어났다.

노래도 좋았지만 선곡은 파노라마가 정말 좋았어요.” 이번 공연에 참여는 하지 못했지만 객석에 앉았던 단원인 박상희씨(테너)의 평가다. 알토의 1인자로 불리는 파노라마의 박회경 단원은 참 잘했어요!” 라며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화음이 어우러질 때 너무 행복했어요.” 라며 공연을 목표로 약 한 달간 집중연습한 보람이 있었다고 말한다.

 

 

공연 후 문발동의 만두 전문점 <손수>에서 뒤풀이가 있었다. 11월로 영업을 종료하는 손수의 마지막 잔치이기도 했다. 성미산과 문발동의 마을 사람들이 합창단원이자 동시에 관객이기도 한 상황이라 가게 안은 사람들로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었다. 공동 합창곡이었던 디어 마이 프렌드를 함께 부르면서 벅찬 감동을 나누기도 했고, 여기저기에서 내년에도 합동공연을 해보자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 공연으로 파노라마는 한 단계 레벨이 향상되었다. 그러나 첫 공연을 통해 과제를 얻은 것도 사실이다. 지휘자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단원 중에는 대외 공연에 소극적인 사람들이 있는데 어디까지 설득할 수 있을까? 조악한 장비들은 또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문발동은 지난해에는 온 마을 사람들이 합심하여 마을 드라마를 찍은 경험이 있다. 올 해는 합창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면서 문화의 영역을 확장했다. 그래서 파노라마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갈지, 이 마을 사람들이 내년엔 또 무슨 발칙한 일을 벌일지 정말로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시민기자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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