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19세 청춘, 어설픈 파리지엔느 되다 (5)

입력 : 2016-08-20 18:25:00
수정 : 0000-00-00 00:00:00


외식 비싼 프랑스, 식사는 대부분 만들어 먹어

 


프랑스에 와서 거의 대부분의 끼니를 집에서 해결했지만, 요 근래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외식을 자주 하게 됐다. 가끔 좋은 식당에 찾아가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제대로 된 식사보다는 케밥이나 햄버거를 자주 먹게 된다. 밖에서 먹는 식사는 집에서 요리해 먹는 것에 비해 정말 비싸기 때문이다.

 

쌀국수 10유로 (약 12450원)

 

다른 메뉴보다 싼 ‘오늘의 요리’

대부분의 음식점에는 ‘오늘의 요리(plat du jour)’ 가 있다. 그날그날 바뀌는 재료로 만든 요리를 다른 메뉴보다 조금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보통 점심에 ‘오늘의 요리(plat du jour)’와 음료수 한 잔을 마시면, 저렴한 곳 기준으로 14-18유로 정도가 나온다. 제대로 된 한 끼를 먹기 위해선 최소 2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저녁에는 더 비싸다.

 

물론 여기는 한국보다 평균 임금도 높고, 식사 시간도 길어 테이블 회전율이 낮다. 그렇다 해도 프랑스의 최저 임금을 생각하면 비싼 가격이 아닐 수 없다.

 

크레페 8유로(약 1만원)

 

프랑스 최저임금 9.67 유로

프랑스의 최저임금은 9.67 유로이지만, 시간당 임금에 23퍼센트의 사회보장제도 분담금이 청구된다. 그것을 제외하면 최저임금 노동자가 받을 수 있는 임금은 시간당 7.5 유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1시간 일해서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이 거의 없는 것이다. 케밥, 샌드위치, 피자, 햄버거 정도의 간단한 음식, 패스트푸드는 먹을 수 있겠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사람들은 외식을 자주 하지 않는다. 점심에는 대부분 샌드위치를 먹는다.

 

최저임금중 사회분담금 노동자는 2유로, 고용주는 3.9유로

프랑스는 사람을 한 명 고용하는 것에 있어 한국보다 큰 책임이 따른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사회분담금이 시간당 약 2유로 가량이지만, 고용주는 약 4유로(시간당 최저임금의 41퍼센트)를 내야 한다고 한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 외에도 노동자의 출퇴근에 사용되는 교통비의 50%를 제공해야 하고, 유니폼 착용이 필요한 곳이라면 세탁비 역시 줘야 하니 누군가를 고용하는 일에 대해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소득세는 별도이다.) 하지만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어, 자신들의 내는 세금에 대한 불만은 크지 않은 것 같다.

 

최저임금으로 사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의 폭은 오히려 한국이 더 넓을 것

한국의 최저임금은 6,030원이다. 잘 요리된 훌륭한 음식까진 아니더라도 김치찌개같은 든든한 음식, 아니면 김밥과 우동 정도를 먹을 수 있다. 최저임금으로 사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의 폭은 오히려 한국이 더 넓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거의 음식을 밖에서 사 먹었다. 맛있는 음식점을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고, 가끔은 김밥천국 같은 곳에서 간단히 먹기도 하고. 편의점 음식도 적지 않게 먹었다. 그러다 보니 건강이 걱정되어 집에서 요리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집 근처의 마트에서 장을 보면 얼마 사지도 않은 것 같은데 3-4만원이 훌쩍 넘는다. 요리를 하면서 머릿속으로 대충 계산을 때려 본다.

 

한국에서 요리하기

이 카레에 돼지고기 4000원어치랑 감자 1개, 당근 조금, 양파 1개가 들어갔고 계란도 하나 부쳐 먹었는데.. 두 번은 먹을 수 있으니 식사 한 번에 3000원정도 하겠네. 뭐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조금 더 저렴한데 건강에도 더 좋겠지. 그렇게 밥을 직접 차려 먹고 뒷정리를 하다 보면 생각이 바뀐다. 채소를 씻고 손질하고 요리하는 시간도 적지 않게 들었다. 이미 지치는데 설거지까지 해야 하다니. 이럴 거면 그냥 사 먹는게 낫지 싶다. 편하고, 맛도 괜찮고, 간단한데.

 

물론 4-5인 가족들은 더 효율적으로 장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집에서 뭔가를 요리한다는 것이. 버리는 재료도 많았고, 시간과 돈과 내 노동력을 투자하는 것에 비해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모든 식사를 만들어 먹어야

여기 프랑스에선 한국에서처럼 지낼 순 없었다. 이곳의 물가를 체감한 후 매일 밖에서 음식을 사 먹는다면 통장이 거덜나겠구나 느꼈고, 거의 모든 식사를 만들어 해 먹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지 않았다. 최근 마트에 가서 사 온 식재료들을 소개하겠다. 

  

1번 장보기 가격 1 27유로 (약 33,600원)

▲1번 장보기  연어를 자주 먹는다. 100g짜리 한 팩에 3,000원 정도인데 두 번 먹기 충분한 양이다. 보통 머스터드 소스와 함께 빵에 얹어 먹거나,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다. 멜론은 하나에 1유로일 때도 있고 1.5유로일 때도 있다. 달고 맛있다.

 

멜론 3개, 레몬 3개, 토마토 2개.

화장실 휴지 12개 묶음. 맥주 6병.

양파 1 망. (1kg)

칫솔 2개.

샐러드 1팩. (한 끼 식사 대용.)

bio 연어 100g.

돼지고기 700g.

2리터 콜라 1병.

 

2번 장보기 가격 24유로 (약 30,000원)

▲2번 장보기 자두철이라 자두 1kg이 1.69유로(약 2,000원)밖에 하지 않았다. 수박은 큰 것은 보통 4-5유로(5,000-6,000원) 정도, 작은 것은 2-3유로(2,500-3,500원). 작은 수박도 나에겐 충분히 크다.

 

 자두 1kg, 수박 1통.

 bio 연어 200g.

 감자칩 6봉지.

 초콜릿 과자, 딸기 과자.

 옥수수 2개, 양파 1kg.

 주방용 휴지 4개 묶음.

 삼겹살 600g.

 아이스크림 콘 1박스(8개)

 

 

 

글 조은혜

 

 

 

#46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