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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협동조합협의회 탐방 <6> 짝작(作) 협동조합

입력 : 2015-07-09 11:52:00
수정 : 0000-00-00 00:00:00

짝작(作) 골목 안에서 마주쳐 재미난 소리가 난다



교하 우체국 뒷길 주택가 ‘문화가 꽃피는 마을’이 되다



 





 



파주에서 볼 만한 곳을 대라면 출판단지, 헤이리, DMZ관광단지, 프리미엄 아울렛 등을 떠올린다. 이런 곳 말고도 지역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기자기하게 재미있는 곳이 참 많다. 교하 우체국 뒷길 주택가에도 지역주민의 문화사랑방같은 커피집, 그림책 카페, 도자기, 목공, 퀼트공방, 핸드메이드 인테리어숍이 옹기종기 들어서있어 눈이 즐겁다.



 



짝작(作)협동조합 박준범 대표가 운영하는 그릇가게 작(作)은 그 골목에 있었다.



 



작가가 협동조합을 만들다니?



박준범 대표는 도예만 20년을 했다. ‘작품 활동하는 분이 협동조합을 만들다니 뜻밖이에요?’하고 묻자 그는 ‘외로움’을 들었다.



 



“혼자 하려니 참 외로웠어요. 작가들은 한 번씩 침체기가 와요. 이것만으로 생계를 꾸리려면 본인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기보다 잘나가는 상품을 만들게 되지요. 더 이상 새로운 작품을 만들 아이디어도 고갈되고. 이 골목에는 분야는 다르지만 저처럼 대중과 만나며 실용 작품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께 손을 내밀기 시작했어요. 어쩌면 그 분들도 같은 외로움을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구나.하고요”



 



보통의 예술가들은 타인들과 엮여 일을 벌리는 걸 귀찮아하는데 어떻게 한 자리에 다 모이게 되었을까?



 





 



“이 골목에는 커피집, 가죽공방, 퀼트 공방, 도자기 공방, 목공예 공방 등이 모여 있었어요. 모두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함께 이 골목에서 무엇인가를 해 보면 어떨까하고요. 그런 마음들이 모여서 2012년 가을에 이 골목만의 문화를 맞볼 수 있는 작은 축제를 열었어요. 각 공방들이 만든 핸드메이드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다양한 공예체험도 해볼 수 있게. 시작부터 지역주민들의 호응이 아주 좋았어요. 그 이후 참여공방들이 모여 협동조합 ‘짝작(作)’결성했던 거죠.”



 



짝작(作) 협동조합은 개별 작업을 존중하면서 콜라보레이션 작품도 하고



짝작(作)은 개별 공방의 작품성을 철저하게 보장하면서도 서로 주제를 공유해서 콜라보레이션 작품도 하고 잔치도 열고 박람회에서 공동 판매도 했다. 판매는 각자의 작업실겸 매장에서 개별적으로 하지만 코엑스, 킨텍스, 부산 등에서 DIY, 핸드메이드 페스티벌에 공동으로 부스를 내서 함께 만든 작품을 공동 판매를 하고 수익도 나눈다고 한다. 박람회나 전람회에서 개인적으로 부스를 내고 판매를 하면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 조합의 이름으로 나가니 공동지출 경비를 줄이고 다양한 상품들로 전시 홍보효과는 높일 수 있으니 서로에게 이익이다.



 



공방의 예술가는 개인적인 독립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짝작 협동조합의 박준범 대표는 그 부분을 잘 이해하면서도 비즈니스 감각도 있고 사람을 조직하는 능력도 뛰어나보였다.



 



들어보셨나요 ‘심학산 옆 골목잔치’



 





 



짝작협동조합이 시작한 ‘심학산 옆 골목잔치’는 올해 경기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우리동네 예술프로젝트’에 선정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경기문화재단과 시, 군 문화재단의 협력사업으로 지역의 예술가와 마을을 기반으로한 시민들의 문화예술 프로젝트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혼자였다면 아마 이런 재정, 경영, 컨설팅 지원도 받지 못 했을 것 같아요. 함께 모이니 골목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살려 정이 넘치는 골목을 만들고 마을의 문화 공동체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골목잔치도 벌써 3번이나 했어요”



 



이제 심학산 옆 골목잔치는 꽤 많이 알려져 이제는 파주의 새로운 문화감성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골방예술가가 되고 싶지 않다면…



“조합원은 더 받지 않나요?”



자기 작품에 대한 자존심만큼은 하늘을 찌르는데 숫기가 없어 판매는 못하겠고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 외로운 공방 예술가들을 위해서 물었다.



 



“저희는 모두 전업 예술가집단이지요. 이걸 취미생활로 하는 분은 없어요. 문은 늘 여기 열려있지만 정말 여기에 목숨을 걸고 작품 활동 하시는 분들만 조합원으로 받습니다.” 하고 진담어린 농담을 했다.



 



“사실 공방예술가들은 혼자있으면 작품 세계가 좁아져요. 계속 비슷한 패턴의 작품들만 나오고. 더 이상의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아요. 공방예술가가 아니라 골방예술가가 되기 쉽죠. 나와서 함께 무엇인가를 시작한다면 저처럼 또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을거에요.”



 





 



박준범 대표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았다. 협동조합의 공방 수강생들과 교화도서관 전시실에서 작품 전시도하고 한 건물안에 보여 일반 시민들이 체험해 볼 수 있는 작업장과 체험장도 꾸릴 예정이다. 곁에 있기만 해도 무엇인가 재미난 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혼자서 무엇인가 만들고 의미를 찾는 게 아니라 마주쳐 “짝작”하고 울려야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글 정연희 협동조합 전문 취재 기자



사진 짝작(作) 협동조합 대표 박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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