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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⑳ 바른 보법의 기본은 3보 전진, 2보 후퇴

입력 : 2016-01-11 13:45: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바른 보법의 기본은 3보 전진, 2보 후퇴




최근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인기이다. 서기 2000년이 훌쩍 지난 2015년임에도 1980~1990년대의 모습들이 더 살갑게 느껴진다는 것이 어찌 보면 아이러니하다. 마이마이 카세트 플레이어만 하더라도 당시엔 첨단기술의 집약이었을 테지만, 지금은 추억 돋는 아날로그 감성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수십 년 후엔 최신 스마트폰도 촌스럽지만 옛 기억을 회상하게 하는 골동품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기술의 발달이 사람들이 적응하기 버거울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렇듯 기하급수적으로 발달하는 기술이 가져올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인간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유토피아일까? 반대로 인간이 기계에 종속되어 부품처럼 쓰이는 디스토피아일까? 확실한 것은 기술은 선의로든 악의로든 계속 발전할 것이고 그것의 쓰임은 온전히 인간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만일 지금처럼 인간의 진화 속도와 기술의 발달 속도의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면, 만물의 영장이라는 과분한 타이틀을 언젠간 빼앗기게 되지 않을까?

 

인간의 진화는 직립보행으로부터 시작했다. 허리를 포기하고 손을 얻었다는 말처럼 직립보행이 주는 장점과 단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이 진화일 수 있는 이유는 허리를 세워 머리를 하늘에 가깝게 하고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여 도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하늘을 이고, 발로는 땅을 디디면서, 손으로는 도구를 통해 학습을 한다. 이것이 다른 뭇 생명과 다른 인간만의 특징이다. 바른 걸음걸이가 곧 인간 진화의 동력원인 샘이다.

 

이런 걸음걸이에도 법칙이 있다. 이를 경행(經行; 경위에 맞는 행동)이라 한다. 보통 ‘걷기’하면 앞으로 걷는 것만 하지만, 뒤로도 좌우로도 걷는 것 또한 중요한 ‘걷기’이다. 지금 마주하는 첨단기술도 수많은 실패를 딛고 만들어진 것처럼, 무작정 앞으로만 걷는 것은 바른 보법이 아니다. 기본은 3보 전진, 2보 후퇴이다. 왼발부터 세 걸음 나아가고, 두 걸음 물러선다. 이렇게 한 걸음씩 나아간다. 전후보법을 통해 나아가고 물러설 때를 배운다. 그리고 좌우로 제자리걸음을 걷는다. 왼발부터 번갈아가면서 한 쪽 다리에 온전히 몸을 맡긴다. 좌우보법을 통해 지금 자신이 딛고 있는 자리에서 주변을 살펴 다시 나아갈 때를 기다리는 법을 익힌다. (자세한 내용은 건강 월간지《방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술의 진화는 이미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중심축이 완전히 이동했지만 인간의 진화는 여전히 하드웨어 반경에 머물러 있다. 아프지 않을 것, 키가 클 것, 날씬할 것, 잘 생길 것 등등. 반면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거의 전무하다 못해 퇴보하고 있다.

 

인심은 점점 각박해져가고 생활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래는 없다. 이제는 인성(人性), 사람다움의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어야 한다. 그 중 가장 확실하고 간편한 방법이 바르게 걷기, ‘경행(經行)’이다.

 


 

카페 방하 봄동 한의원 유창석 한의사

 


#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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