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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㉔ 왜 항상 작심삼일(作心三日)일까? (2)

입력 : 2016-03-04 17:03: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왜 항상 작심삼일(作心三日)일까? (2) 

 

 

땅 속에 있던 씨앗이 싹을 틔워 뿌리를 내리고 잎과 가지, 꽃과 열매가 차례로 만들어지듯이 마음속의 생각이 실체화되기 위해서는 밟아나가야 할 차례와 순서가 있다. 이를 동양학에서는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오행(五行)이라고 하며, 이를 음양(陰陽)으로 좀 더 세분화하면 5×2의 구조를 갖는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가 된다. 비유하면 이케아에서 마음에 드는 가구를 구매한 후 실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매뉴얼 순서대로 조립해야하는 것처럼, 결심이 행동으로 행동이 습관으로 실천되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이 10단계를 두루 거쳐야 한다.

 

그 첫 번째가 갑(甲)이다. ‘이거 한 번 해볼까?’, ‘이렇게 하면 어떨까?’처럼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의욕을 내는 단계를 갑이라 한다.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상관없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을 모두 갑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꼭 거창한 각오와 의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일은 무슨 옷을 입을지, 약속장소에 어떻게 갈지, 식사는 어디서 할지 등등 매 순간마다 우리는 갑을 쓰고 있다.

 

이 때 몸에서는 쓸개, 담(膽)이 반응해서 작동한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이란 말처럼 담은 굉장히 쓴 담즙을 저장하고 분비하는데, 지방을 분해하고 독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묵은 때를 씻어내는 것처럼 몸을 세척해주는 것이다. 소위 담대(膽大)하다, 담력(膽力)이 있다는 건 몸에서 노폐물이 씻겨 나가듯이 불안과 걱정으로 인한 관념의 찌꺼기를 마음에서 비우고 깨끗하게 새 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담이 건강한 사람들은 결단력이 뛰어나 새로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담을 건강하게 해서 산뜻한 시작을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식습관 조절, 특히 기름진 음식섭취를 자제해야한다. 그 중에 굽거나 튀긴 음식 등에 들어있는 산화된 지방은 분해/흡수가 어려워 에너지 소모가 많고, 대사산물들이 독소로 작용하여 몸의 정상생리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담 기능 또한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그만큼 몸은 무겁고 잡생각은 많아져 의욕도 줄어들게 된다. 사소한 일에도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 하는 결정장애도 이런 식습관과 무관하지 않다.

 

다음으로 평소 자세를 바르게 해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새로운 결심을 담아낼 그릇, 자세가 갖춰져야 한다. 특히 허리를 곧게 해서 척추를 세워야 한다. 관심 있는 주제에는 허리가 딱 서듯이, 늘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처럼 척추가 바로 서면 자연스레 가슴도 넓어져 호흡이 편안하고 깊어진다. 그만큼 혈액에 녹아드는 산소가 확보되어 생각을 실천할만한 신체가 만들어진다. 이런 조건들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갑다운 갑, 시작다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된다.

 

 

 

카페 방하 봄동 한의원 유창석 한의사

 

 

 

#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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