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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획] 우리는 놀이, 터로 간다 (4) 놀이터 탐방 – 하늘다람쥐 놀이터

입력 : 2017-03-28 14: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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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매달리기 ‘집라인’

아이들이 어릴 때 다녔던 어린이집 놀이터가 너무 옛날 것이라 흥미가 떨어져 새로운 놀이터를 찾아다니다가 마을버스를 타고 한빛마을 1단지 놀이터를 갔던 적이 있었다. 그곳에는 기존 놀이터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놀이기구가 있었다. 그네 같기는 한데 줄은 한 개이고 동그란 엉덩이 받이가 있어 줄을 잡고 올라타며 스스로 위에서 줄을 타고 쭈욱 아래로 내려 갔다가 유턴해서 다시 되돌아오는 것이다. 세계적인 놀이터 디자이너 귄터 할아버지가 쓴 책 [놀이터 생각]에서 찾아보니 이것의 이름은 ‘집라인’ 놀이기구였다. 재미를 느끼며 모험과 신체 단련을 할 수 있는 기구였다.

 

얼마 전 봄방학 때 다녀온 부산국립과학관 야외 놀이터에도 똑같은 이 놀이기구가 있었다. 과학관 앞에 설치되어 있어서인지 힘의 작용을 이용한 이 ‘하늘 다람쥐’라 명명된 놀이기구를 체험해보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줄줄이 서서 순번을 기다리고 번갈아가며 타고 놀고 있었다. 주말보다는 평일에 아이들이 별로 없어서 어른인 나도 몇 번을 타며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매달려 흔들리기는 원초적 욕구이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공상에 잠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힘으로 움직여서 공격성을 해소할 수 있다.



 

서로 흔들어주기

파주로 돌아와 하늘 다람쥐 생각이 나서 주말이라 심심한 아이들과 함께 한빛마을 1단지 놀이터로 갔다. 5년 전 왔을 때보단 연식이 되어 닳고 낡아있었지만 보전이 잘 되어 있었다. 130센티 이상 아이들은 스스로 탈 수 있지만 그 이하 어린이들은 어른이 올라타는 걸 도와주어야 한다. 어른이나 친구들이 밀어주면 더 재밌게 탈 수 있다. 너무 세게 밀어주면 줄이나 기둥에 부딪히기도 하고, 많이 타면 엉덩이가 아프기도하다. 하지만 그 스릴과 재미는 지칠 때까지 다시 또 타고 싶게 만든다.

 

놀이에는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놀이 과정뿐 아니라 거기서 생겨나는 사회적 만남, 재미와 즐거움, 상상력 자극, 사고력 향상, 호기심, 발견의 기쁨, 체험 욕구 등의 기능이 있다.

 

앞에서 줄 서있는 아이에게 큰 애가 “안녕~같이 놀자”며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친구에게 말을 걸자, 자기보다 어린 친구가 반말 한 줄 알고 되려 입을 이죽거렸다. 같이 놀아주러 온 아빠가 계셔서 자연스럽게 “몇 살에요?” 하며 나이를 묻자, 동갑이라며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다행히 한번 씩 양보하기도 하고, 줄을 잡아다주기도 하면서 같이 놀게 되었다. 우리 식구들이 사진을 찍으며 놀자 우리를 따라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또래 친구들끼리 온 아이들은 밀어줄 친구를 가위-바위-보로 정하기도 하고, 누가 새치기 하지 않는지 서로 감시하기도 하며 양보도 하고 재밌게 놀았다.

 

좋은 놀이터는 놀고 싶은 기분이 드는 곳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여러 가지 신체적, 사회적 성장을 하도록 돕고 싶다.

무엇보다 자기 몸을 단련하기 위해 관계를 인식하고, 손놀림을 익히고, 근육을 키우고, 반응을 잘 살필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여럿이 놀이를 하면서, 처음에는 어렵지만 사회적 행동을 배워 배려심도 기르고, 자기주장을 하면서도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어울려서 스스로 사회성을 키우고, 그들만의 좋은 분위기를 잘 만들어가기 바란다.



 

 

놀이터소개꾼

노은경(만화가• 다둥맘2부편집위원) 

 

#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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