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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획] 우리는 놀이, 터로 간다 (7) 밤곶이 놀자숲에 놀이터를 만들다

입력 : 2017-06-02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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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놀이터를 만든다?

프랑스 여자를 좋아하여 두 자녀를 두었던 미국의 영화배우 조니 뎁 또한 자기 아이들을 위해서 디즈니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 출연을 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자녀를 위해 못 할 일이 없을 것인데,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를 만든다’는 생각은 못해보았다. 그런데, 평범한 엄마 아빠들이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를 만든다 해서 모였다.

이 자리는 밤곶이 놀자숲의 엄지선 대표가 기획하여 만들어졌다. 5월 6일에는 평화를 품은 집 세미나실에 모여 생태 놀이터와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며 생태 놀이터 디자인을 이론 공부하고, 13일, 14일에는 밧줄과 장대를 이용한 놀이터 만들기 실습이 밤곶이 놀자숲 놀이터에서 이어졌다.

함께 데리고 온 아이들을 도서관과 주변 숲에서 놀게 하고, 어른들은 ‘평화를 품은 집’ 세미나 공간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본 적 없는 세계의 놀이터들을 만나며 감탄하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저 동네에 있는 놀이기구에서만 놀기만 하고, 놀이기구는 전문가들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지난날에 종지부를 찍고, 내 손으로 놀이터를 직접 만들어본다는 새로운 도전이 어떻게 가능해졌을까?

 

▲ 장대를 심을 구덩아를 파고 잠시 쉬었다. 깊이 파야한다.

적정기술 김성원 선생님의 ‘놀이터 만들기’

세계의 다양한 놀이터를 소개해준 강사분은 ‘PaTI 생활기술과 놀이멋짓 연구소 마루’의 김성원선생님이다. 김성원선생님은 ‘만드는 손’의 위대함을 그린 [근질거리는 나의 손], [화목난로의 시대], [화덕의 귀환], [흙부대 집] 등의 저자로 적정기술 관련 강의와 농촌 생활기술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지구 환경이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자원을 소비하는 생태적인 기술로 지구를 살리자는 것이 ‘적정기술’의 취지이다. 이 ‘적정기술’로 제 3세계와 선진국 사이의 기술적, 경제적 격차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적정기술’ 관련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온 김성원 선생님이 ‘놀이터’로 관심의 영역이 넓혀진 것이다. 최근에는 파주출판단지 안 디자인 학교 ‘PaTI’에서 강의를 하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놀이터 만들기 워크숍을 활발히 진행하며 놀이터만들기로 일자리를 만들어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밤곶이 놀자숲 워크샵은 이 김성원 선생님의 지도로 진행되었다. 먼저 준비된 나무를 사포질하며 다듬고 박스 테이프로 디자인하고 페인트칠을 했다. 페인트 칠 위에 니스칠을 하여 말렸다. 놀이터 자리에 땅을 30cm이상으로 깊이 파서 목재를 세워 콘크리트 반죽을 고정시켰다. 이 장대놀이터는 신나게 오르고 내리며 뛰어놀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며 더 진화해갈 것이다.


▲ 밤자골 놀자숲에 장대놀이터 골조를 세우다

숲속 밧줄 놀이터를 만들다

밧줄과 그물은 정신력, 운동능력발달과 시각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도전적 놀이 경험을 제공한다. 아이들의 동작에 반응하며 가변적으로 흔들리고, 가볍게 진동하고, 출렁이거나 튀어 오르기 때문에 걷거나 오르기 힘들다. 그만큼 아이들은 즐겁게 긴장감 있는 도전을 경험할 수 있다. 아이들은 이동, 움직임, 균형, 모험을 배운다.

밧줄과 그물은 대부분의 놀이경관과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다른 놀이기구들과 쉽게 조합할 수 있다. 또한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놀이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많은 놀이터에서 밧줄과 그물이 애용되는 결정적인 이유들이다.

숲 밧줄놀이터를 만들기 위해 숲밧줄놀이 지도사 김창호선생님에게 매듭법을 배웠다. 실뜨기도 잘 못 하는지라 밧줄매듭짓기가 어찌나 헷갈리고 어렵던지 그래도 알아두면 생활에 유용하게 쓰일 컵매달기 매듭법까지 동그랗게 둘러서서 배웠다. 그리고 숲으로 들어가 장대처럼 서있는 나무에 밧줄을 달고 매듭을 함께 엮어서 그물다리와 마름모모양의 그물구름다리를 만들었다.

어른들이 먼저 타보고 안전한지 확인했다. 우리 스스로 놀이터를 직접 만들어 가면서 손노동의 기쁨과 새로운 것을 배우는 보람도 함께 누리며 멋진 놀이터를 완성하였다.

이 숲속 밧줄 놀이터에 아이들을 불러와 숲 그물놀이와 짚라인 놀이도 했다.


▲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아이들을 위한 매듭이 모여 만들어진 나무그물 놀이터

출판단지 곳곳에 놀이터를 만들자!

앞으로는 숲이 없는 도시 놀이터에서도 그물 밧줄 놀이기구를 효율적이면서, 가변적으로 설치하기 위한 지지 구조물에 대한 탐구와 실험을 기반으로 한 놀이터를 보리출판사 앞에서 만든다고 했다. 지난 27일, 28일 보리 출판사 앞에 놀이터가 등장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여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담아 함께 놀이터를 디자인하고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공공의 놀이터를 미래의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해주어야 할 때이다.

각 출판사 앞마당에 멋진 놀이터들이 생겨나 놀이터 투어를 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최대한의 재미와 최소한의 비용으로 조화를 이루며 여기 파주의 놀이,터에 서로가 평등한 놀이와 평화를 만나는 기적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해본다.


▲ 워크샵 시간에 김성원 선생이 세계의 놀이터를 소개했다.

 

놀이터 소개꾼

노은경 (만화가•다둥맘•2부 편집위원)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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